국회에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평범한 청년’을 자처했던 단체 대표가 사실은 구독자 50만 명을 보유한 극우 성향 유튜버로 28일 확인됐다.
이달 1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 주재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청년단체 ‘노동개혁청년행동’의 공동대표 김찬혁 씨는 마이크를 잡고 “지극히 일반적인 청년들이라면 모두 노란봉투법을 반대할 것”이라며 “우리들의 희망의 사다리인 중소기업 경력마저 파괴시키는 법안이기에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회견에 앞서 "노란봉투법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얼마나 해악이 될 수 있는지, 청년들의 일자리를 얼마나 뺏어 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각종 말씀을 올리겠다고 한다"며 “노란봉투법에 대한 청년들의 생생한 우려를 들어달라”고 청년단체를 소개했다.
하지만 김 씨는 2023년 개설한 유튜브 채널 '이대남의우회전'을 운영하던 극우 성향 유튜버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영상을 꾸준히 올려왔으며 구독자는 28일 기준 52만 명을 넘어섰다.
김 씨는 지난 12월 3일 선포된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계엄은 국민계몽’이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으며,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최한 ‘세이브코리아’ 집회 연단에 서서 “스스로와 가정을 희생해 계몽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연설하기도 했다.
또 이달 26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함께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회담 대참사 현장을 알리겠다”며 현지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트럼프는 이재명을 혐오한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제작 지원을 위한 자신의 계좌번호까지 공개했다.
이외에도 김 씨는 자신의 채널에 “이재명은 이미 여러 법안들과 정책들로 미국에 미운털이 박힌 상태고 모든 외교를 망치고 있다"며 "공산주의와 체제 전쟁이다. 여러분, 그냥 가만히 있을 때가 절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재명 대통령 자격 없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시했다.
한편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대상을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이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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