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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최전방 ‘플레이어’ 없다…“해외 방산주재관 1명 뿐”[이현호의 밀리터리!톡]

기재부, 14개국 18개 지역에 재경관 배치

산업부, 21개국 24개 지역에 상무관 배치

방사청, 외교부 정원으로 인니에 1명 배치

방산수요 높은 중동 방산주재관 가장 절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이 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KAI




정부는 지난 2024년 7월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이 26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추가 원전 수출을 위해 ‘해외 영업사원’을 전진 배치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출 경쟁국과 원전 도입 추진국 등 14개 국가에 신임 ‘상무관’을 순차적으로 파견한 것이다.

원전 사업 수주 과정에서 체코에 파견된 상무관은 최전선에서 주재국의 경제, 정치 상황을 분석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등 수주 지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추가로 상무관들을 보내 주재국 동향 파악 및 폭넓은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 임무를 부여했다.

이를 위해 신임 상무관들은 원전 원리와 수출 노형 등 기본 지식부터 핵 비확산과 수출 통제, 원전 수주 성공 사례 등 원전 수출 영업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교육 받았다. 향후 정부는 상무관 역량 강화는 물론 원전 수출 지원 공관 지정, 중점 공관 기능 확대 등 원전 수출의 해외 지원 체계 전반도 정비할 방침이다.

올해 4월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과 중국·일본·유럽연합(EU)·독일·영국 등 주요 공관에 파견된 ‘재경관’과의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상호 관계 유예 기간 동안 재경관들은 현지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파악해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통상환경 변화에 철저히 대비할 수 지원하기 위해 미국 현지 분위기 및 주요국 동향 파악을 통해 시의적절한 정보 제공과 가감 없는 정책 제언이 중요한 만큼 현지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수시로 보고해 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참석한 재경관들은 실물·금융 지표 변동과 현지 언론 반응 등 주재국의 생생한 경제 정보를 공유했다. 주재국과의 경제·금융 협력 방안도 제언했다. 최 부총리는 재경관들이 본부와 원팀이 돼 주재국의 정책 변화 동향 파악과 적극적인 아웃리치 활동에 특별히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해외 재외공관에 파견되는 국가공무원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보내는 재경관, 산업통상자원부가 보내는 상무관 등은 경제·재정·금융·산업·통상·자원 분야에서 주재국과 협력업무를 하며 경제외교 최전방에서 해외 영업사원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로 통한다. 기획재정부는 14개국 18개 지역에 재경관을, 산업통상자원부는 21개국 24개 지역에 상무관을 배치하고 있다.

2025년 4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경관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1일(현지 시간) 폴란드 글리비체에서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함께 ‘K2 전차’ 2차 수출 이행계약 서명식을 가졌다. 계약 금액은 약 65억 달러(약 9조 원)로 단일 방산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대형 수출이다.

계약 당사국의 요청에 따라 방산업체와 정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7월말에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20문을 2억 5000만달러(약 3500억 원)에 정부 간(G2G) 거래로 베트남에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K9이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성과에 K방산의 4대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주 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각 사의 2분기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빅4’의 수주 잔고는 총 103조4766억 원에 달한다. 2021년 말(42조 2283억 원) 대비 3년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역대급 수출 호조를 보인 덕분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K방산 전성기도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높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수출액은 2020년 30억 달러→2021년 73억 달러→ 2022년 173억 달러→ 2023년 135억 달러→2024년 95억 달러다.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연초 2024년 K방산 수출액 목표치를 200억 달러로 잡았다가 하반기에 150억 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까지 했지만 100억 달러도 넘지 못했다. 2025년에도 방사청이 공개한 수출 기준으로 폴란드 65억 달러 수출액이 전부다. K방산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방산수출 예상 규모를 폴란드 K2 전차 70억달러, 사우디 무기획득사업 10억달러 등 약 240억 달러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과연 가능할까.

방산업계 안팎에서 최근 K방산 성적표는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와 산업부처럼 재외공관에 파견된 해외 방산주재관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높은 성장세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에 외교부 정원(TO) 자리지만 협조를 통해 1명의 해외주재관을 보낸 것이 전부다. 다만 폴란드에 TO가 없지만 임시 직책인 협력관 3명을 파견 중이다.

2024년 방산수출은 정부가 목표한 150~200억달러에 반토막 수준인 95억 달러에 그쳤다. 사진은 ‘K2전차 기본과정’에 참가한 폴란드군 교육생(왼쪽)이 K2전차 운용 노하우를 교육받는 모습. 사진 제공=육군


‘재외공관주재관 임용령’에 따르면 주재관(駐在官)을 배치하는 업무분야는 총 21개로 방위산업은 포함되지 않은 탓이다. 다만 ‘재외공관 무관주재령’에 따라 ‘국방무관’이 별로도 운영되고 있다. 국군장교가 해외 군사정보 수집 및 군사외교활동 임무 수행을 위해 외교관 신분으로 배치된다.

그러나 국방무관은 K방산을 위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해외 영업사원으로서 전문성도 부족하고 직책 특성상 활동에 제약도 많다. 글로벌 방산시장의 최전방에서 ‘K방산 세일즈 첨병’을 할 ‘해외 방산주재관’의 조속한 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이 같은 이유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가 ‘K방산 육성 및 획득체계 혁신을 통한 방산 4대강국 진입’ 달성을 국정과제로 채택한 만큼 수출 경쟁국과 무기 도입 추진국에 협력 업무 및 네트워크 구축 등 해외 영업사원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를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해외 방산주재관 필요성에 대해 “3000t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는 구매 가치 100%를 절충교역으로 요구하고 있어 캐나다 정부 및 현지 업체와의 지속적 협력을 지원할 인력이 필요하다”며 “중남미 역시 최대 수출국인 페루가 2025년 외교부 방산중점공관으로 지정된 만큼 미국·유럽과 수출 경쟁을 위해 중남미 전반적으로 전문적 사업 관리 및 네트워크 구축, K방산 우수성 홍보 등을 전담할 첨병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동은 방산 4대강국 도약을 위해 반드시 수출을 확대할 지역으로 방산주재관이 가장 필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파견된 국방무관은 국방협력 및 군사외교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집중하는 탓에 확대되고 있는 방산협력 소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에 있다. 따라서 최근 방산협력수요가 높아지고 인적네트워크가 중요한 중동 문화 특성을 고려해 전담 인력을 서둘러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이 유일하게 해외주재관을 파견한 곳은 인도네시아다. ‘K-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재래식 잠수함’ 등 한국산 주요 무기체계를 최초로 도입한 국가이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도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주재관은 이 모든 협력업무를 원활한 진행하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란드에 파견된 3명의 협력관 역시 한국 방산기업과 폴란드 정부간 가교역할을 담당하며 지난 2023년말 폴란드 정권교체 및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K9자주포 2차 수출계약, 천무 2차 수출계약 체결 등에 크게 기여했다. 또 인접한 루마니아의 K9자주포 수출계약 지원 등 북·동유럽국 수출까지 물밑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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