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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골프채 잠시 놓고 수영만…20년 롱런할 힘 쌓을것”

■PGA투어 '통산 2승' 이경훈

4월 병가 내고 두달간 재활 집중

골프와 떨어져보니 문제점 보여

딸과 키즈카페 등 육아에 매진도

휴식 기간 가족의 소중함 깨달아

복귀하면 PGA투어 19경기 보장

부담 떨치고 즐겁게 경기 임할것

이경훈. AFP연합뉴스




2022년 5월 미국 텍사스주 TPC 크레이그 랜치. 이경훈(34·CJ)은 돌도 안 지난 첫딸 유나를 품에 안고 우승 순간을 함께했다. 어린 딸은 아빠가 대견하다는 듯 검게 그을린 아빠의 팔을 토닥토닥 두드렸다. 시간이 지나 네 살이 된 딸은 이번에는 아빠의 마음을 토닥였다. “부상으로 부진하던 시기였어요. 유나가 ‘내일은 우리 아빠 잘 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어린 딸이 내 골프를 걱정할 만큼 나는 골프에만 매몰돼 있었구나’라고요.”

최근 경기 성남 남서울CC에서 만난 이경훈은 골프를 뒤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올 4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병가를 내고 5월부터 쭉 한국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허리 통증을 참고 대회에 출전하다가 아픈 빈도가 잦아졌고 다리도 아팠었다”는 이경훈은 “한국 와서 진단받으니 허리 문제가 아니라 왼쪽 고관절에 염증이 있다더라. 재활하면서 두 달간 수영과 유산소 운동만 했다. 지난달부터 다시 골프채를 잡고 연습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거의 다 나아서 90분 연습하고는 회복에 집중하는 패턴으로 한다”며 “요즘에는 즐겁게 골프 치려고 한다”고 했다.

이경훈은 PGA 투어 통산 2승의 강자다. 한국 선수 최초로 단일 대회 2연패(2021·2022년 AT&T 바이런 넬슨) 기록을 세웠으며 4대 메이저도 모두 나가봤다. 세계 랭킹 33위까지 올랐었고 일본 투어도 2승이 있다.

그런 이경훈은 올해는 부상 탓에 10개 대회 출전에 컷 통과 두 차례에 그쳤다. 그는 “2016년부터 3년간 PGA 2부 그리고 2019년부터 PGA 투어를 뛰면서 쉬어본 적이 없다. 그랬으니 이러다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불안했다. 약을 먹어서라도 빨리 복귀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병가를 내고 투어를 잠시 떠나 있으니 조급함은 서서히 사라졌다. “한발 떨어져서 다시 보니 더 또렷하게 잘 보이는 거 있죠. 너무 잘하려고 집착하고 있었던 거예요. 멀리 보고 틈틈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는데 너무 성적만 생각하니까 몸과 마음이 다쳤던 것 같습니다.” 이경훈은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번에 잘 준비해서 10년·20년 롱런할 수 있는 힘을 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힘줘 말했다.



아내, 두 딸과 함께. 이경훈 인스타그램


요즘은 골프만큼이나 육아에도 열심이다. 그는 “첫째 유나, 둘째 딸 리나와 키즈 카페도 가고 슬라임 체험도 한다. 인기 캐릭터인 ‘티니핑’도 알아가는 중”이라며 웃었다. “같은 패턴으로 대회만 계속 뛰었다면 몰랐을 것들이죠.”

물론 직장도 그립다. 이경훈은 “PGA 투어의 분위기가 그립다. TV 중계를 보면서 아는 골프장이 나오면 클럽하우스 분위기와 코스 등이 느껴져서 그리울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복귀하면 물론 노력도 많이 하겠지만 몸 생각하지 않고 매 대회 받는 성적표에만 집착하는 일은 하지 않을 거다.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가 이야기한 것처럼 가족이 1순위라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시즌 초 복귀가 목표인데 일단 19개 대회 출전은 보장받았다. 이경훈은 “열아홉 번의 기회에 기쁘고 또 감사하다. 성적에 대한 두려움은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하겠다”고 했다.

빅 리그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전했다. “당연히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꿈이 있다면 그 길을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실패해도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도 2부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버틸 수 있는 힘을 길렀어요.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절대 아무것도 못 해요. 일단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도전도 안 해보고 끝내기에는 아깝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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