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쟁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값비싼 전차 부대는 우크라이나의 저가 드론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미군이 제공한 정확한 위성 정보를 바탕삼아 열세한 군사로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을 차단했다. 이는 대량 동원과 화력 집중을 최선으로 여겼던 '탄도 무기 시대'의 종언을 뜻한다. 이제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무기의 크기가 아닌 정밀성이다. 정밀유도무기(PGMs)라는 새로운 무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같은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를 30년 전 정확히 예측한 책이 바로 '전쟁의 미래'다. 세계적인 지정학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기 체계와 군사 교리(독트린)가 어떻게 승리를 결정짓는지를 통찰한다.
통찰의 핵심에는 '무기 체계의 진부화(senility)'라는 개념이 있다. 혁신적으로 등장해 한때 전세를 뒤바꾼 무기라도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위력을 잃고 무력화된다는 뜻이다. 골리앗의 철제 갑옷이 방어력을 높이고자 점점 무거워지다 끝내 다윗의 돌팔매에 무너지는 것처럼 해양의 지배자였던 항공모함은 지나치게 커진 탓에 정밀유도무기로 쉽게 타격할 수 있는 거대한 표적이 되고 만다.
새로운 무기 체계의 등장은 군사 교리도 뒤흔든다. 저자는 과거 해양을 지배한 국가가 세계 패권을 잡았다면 앞으로는 우주 공간을 통제하는 나라가 미래 패권국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우주 위성이 결합하면 자국민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도 지구 어디라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쟁의 정치적 부담이 줄어 강대국들은 더 쉽게 전쟁을 시작할 것이다. 대만을 공격해 서태평양에 대한 지배권을 높이려는 중국과 그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충돌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우주군 창설, 각국의 드론 전쟁, 위성을 통한 정밀 타격 시스템까지 저자가 했던 예측은 하나둘 현실이 되고 있다. 30년 만에 재출간된 이 군사학의 고전을 다시 한번 펴봐야 하는 이유다. 2만 5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