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31일 10월 경주 APEC의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이 있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정도(수준으로) 미국 움직임을 보고 판단하는게 좋을 것”이라며 “너무 많은 기대를 갖는 건 건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결국 북한이 응하느냐 아니냐는 게 관건인데 북한이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미국에 맡겨두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10월에 열리는 경주APCE을 기화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위 실장은 “기대치를 너무 부풀리는 것은 조심스럽고, 한미 정상 차원서 제기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뒤에 (우리의)페이스메이커 개념은 미국이 움직이도록 추동하고 권유하는 역할로 더 건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친중 반미 인사’라는 미국의 인식에 대해선 “이번 (한미정상) 회담을 하고 나선 그런 부분이 거의 해소됐겠다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회담 준비 과정에서 미국 측의 인식을 느꼈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위 실장은 "그런 부분들이 많이 완화되고 없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수개월 전에는 조금 더 있었겠지만 대선을 거치고 취임을 하고 많은 한미 간 교류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지속적으로 희석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정적으로는 저희가 일본을 거쳐서 미국을 가는 결단을 했고 그 부분은 미국 조야에서 굉장히 긍정적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측이 '한일관계의 개선을 바란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을 두고는 "(이를 계기로) 한미관계가 더 발전하는 것에 기초가 됐다"고 밝혔다.
한미 간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는 것에 합의했지만, 자동차 관세는 여전히 25%를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선 "맞물려 있는 다른 합의들이 있다"며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합의되지 않았다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그 문제가 조금 남아 있어서 약간 지연되는 것"이라며 "다 합의돼야 하지만 이제 (15%로의 조정이) 끝나는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측에서는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한 구체안을 빨리 갖고 와서 문서로 합의하자'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선 "(미측이) 세부 사항까지 다 들어간 문건을 만들고 싶어 했던 건 맞다"면서도 "우리는 세부 사항까지 가려면 여러 가지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 검토가 필요할 수 있고 또 국회와의 논의도 필요할 수 있다"며 "그런 것들이 시간적으로 볼 때 이번 타이밍에 맞춰서 정상회담 때 다 완결 짓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그건 지속적인 협의 과제로 남겨져 있다"고 했다.
한국 측의 '관세가 미정된 부분도 빨리 결정하자'하는 것과 미측의 '투자 명문화' 주장이 충돌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세부 사항까지 들어갈 태세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했다"며 "나머지는 더 추후에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 측의 주한미군 감축이나 재배치 등 구체안이 나온 것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건 회담이나 사전 협의에서도 나오지 않았다"며 "단지 신경 쓸 부분은 지금 하고 있는 '동맹 현대화'의 논의가 잘 되면 문제없이 연합방위 능력이 강화되고 안보 환경도 나빠지지 않는 상태로 결론지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디로 움직일지는 가변적이라 미국 내에서 방위 태세나 군 태세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기서 반영되면 감축 얘기가 나올 소지가 있다. 최적의 합의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 협상과 관련해서도 위 실장은 “거론됐다”며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실무선에서 많은논의가 진행됐고 정상 간에도 거론되면서 대체로 분위기가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게 연동된 이슈라서 다른 이슈 연동돼서 하나의 합의 이룰 수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 말씀드리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협상에 있어 다소 극단적 성향을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위 실장은 "이후에도 여러 가지 대처를 하려고 한다"며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입력한 사람이 미국 내, 한국 내 있는지 파악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 실장의 ‘입력한 사람’이라는 의미는 한미 정상회담 직전 ‘폭동·혁명’ 등의 글을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트럼프 대통령을 추동한 한국 정보 보고자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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