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9월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북한·러시아와 전례 없이 밀착하고 있다. 이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왼쪽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른쪽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러 정상이 공개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은 탈냉전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다.
31일 중국 전승절을 사흘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속속 베이징으로 모이고 있다. 중국중앙(CC)TV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항공편으로 톈진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틀간 진행되는 SCO 일정을 마친 뒤 베이징으로 이동해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9월 2일께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6년 만에 중국 방문길에 오르는 김 위원장은 2019년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방탄 열차’로 알려진 ‘1호 열차’를 타고 중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전승절 행사는 중국을 중심으로 반미 동맹을 과시하는 한편 중국의 최첨단 무기를 선보이는 세일즈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전승절 행사의 꽃인 열병식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시 주석의 오른쪽과 왼쪽에 자리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 최고 지도자가 중국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1959년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신중국 건국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열병식을 톈안먼 망루에서 지켜봤다.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회의가 열릴 경우 한미일 대 북중러 대치 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이 이번 열병식을 ‘신냉전의 선언’이라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조지 H W 부시 미중관계재단’의 이성현 선임연구원은 “이번 열병식은 신냉전의 공식적인 시작으로, 세계에 프레임이 될 것”이라며 북중러 간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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