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한반도는 6월부터 8월까지 단 한 차례도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가운데 가을부터는 상황이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 평균 여름철(6∼8월)에는 연평균 2.5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는 모두 13개의 태풍이 발생했음에도 베트남·대만·중국·일본 등지로만 향했다. 여름철에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내내 강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태풍 경로가 우리나라 쪽이 아닌 중국이나 일본 남쪽으로 치우쳤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을부터는 이러한 상황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동쪽으로 물러나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길목’에 놓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을에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풍의 가장자리가 한반도에 걸치게 된다며 이 경우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많이 올라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도가량 높아진 상태다. 이는 태풍이 발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해 가을철 더 강력한 ‘극한 폭풍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매미’, 2007년 ‘나리’, 2016년 ‘차바’, 2022년 ‘힌남노’ 등 역대급 피해를 남긴 태풍 대부분이 가을에 한반도를 강타했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이례적으로 태풍 피해가 없었지만, 그만큼 가을철에는 태풍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과거 사례에서 보듯 가을 태풍이 더 위력적일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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