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통해 ‘반미 연대’의 깃발을 높이 들어 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 이사회 제25차 회의 연설에서 “올바른 2차 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 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면서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 주석은 전날 개막식에서도 “SCO가 글로벌사우스의 힘을 결집해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위기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키이우에서 서방이 주도한 쿠데타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북미에 초점을 맞춘 세계 질서가 ‘진정한 공정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SCO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SCO 정상회의 공동성명인 ‘톈진 선언’에는 미국의 관세와 일방주의 등을 비판하고 다자주의를 옹호하는 표현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SCO 정상회의는 그동안 안보 등에서 느슨한 협력을 모색했는데 이번 정상회의에서 ‘반미 연대’를 기치로 내걸며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SCO 정상회의에 모인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구심점으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칼라 프리먼 외교정책연구소장은 “공동의 목표보다는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뭉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2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어 3일에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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