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을 확충한 역대 최대 규모 국비를 확보하며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 도는 국비 예산을 마중물 삼아 경남을 국내 산업·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일 경남도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반영된 도의 국비는 총 11조 141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 5336억 원(16%) 증가했다. 이는 민선 8기 3년 만에 처음으로 국비 10조 원을 돌파한 성과로 정부 전체 예산 증가율(8.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분야별로는 SOC 예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내년 SOC 확보액은 1조 85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20억 원(55.6%)이 늘어났다. 전체 국비 증가분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도가 줄곧 추진해 온 대형 SOC 현안 사업이 정부안에 대거 반영된 결과다.
세부적으로는 동북아 물류 허브를 목표로 하는 진해신항 건설에 8350억 원, 서부경남의 숙원사업인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건설에 2600억 원, 물류 효율화를 위한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에 2750억 원이 각각 반영됐다. 남해~여수 국도77호선 도로 건설에 520억 원, 항만배후단지 개발계획 4억 원 등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활동을 뒷받침할 기반사업이 포함됐다.
AI, R&D, 교육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분야에서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 및 실증사업’ 400억 원, 극한소재 실증연구기관 조성사업 325억원, 글로컬대학 프로젝트 958억 원이 반영됐다. 정부의 AI와 R&D 중심 혁신 정책에 맞춰 경남의 주력 제조업의 AI 전환을 전국 추진하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인재양성 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보건·복지 분야는 4조 9098억 원, 공공질서·안전 분야도 5834억 원이 반영돼 미래 성장과 민생 안정 기반을 함께 강화했다. 특히 올해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복구사업에만 4220억 원이 새로 책정돼 피해 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일상 복귀를 뒷받침하게 됐다. 이와 함께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도 695억 원이 반영되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한 안전망 확충이 본격화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SOC 예산 확대는 지역 발전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국가 물류망의 대동맥을 경남이 책임지게 될 중대한 계기”라며 “진해신항, 남부내륙철도,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는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지형을 재편할 핵심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기후 변화로 산불, 산사태, 집중호우 등 재난·재해가 빈번해졌는데, 도민의 안전과 민생안정을 지켜내기 위한 예산이 상당수 반영됐다"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수해복구사업으로 피해주민들이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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