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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병력만 1만명…8만 마리 평화 비둘기로 마무리

[中 열병식 어떻게 진행됐나]

승전 80·항전 14년 상징 곳곳에

"공산당, 항일 주축" 역사 왜곡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전승절 열병식에서 무개차에 올라 도열한 부대원들을 사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승절 기념식’은 승전 80년, 항일 전쟁 14년을 맞은 상징들로 꾸며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선두에 서 톈안먼 망루에 올라서고 정상급 외빈 20여 명이 그 뒤를 따르게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행사를 중국이 중심이 된 새로운 냉전 서사의 첫 페이지로 만들었다.

이날 기념식 및 열병식은 리창 국무원 총리의 개회사와 함께 시작됐다. 승전 80년을 상징하는 80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호위부대는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톈안먼 광장 한복판에 국기인 오성홍기를 게양했다. 기념사를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개차에 올라 톈안먼 앞을 지나는 창안제에 도열한 부대원들을 사열했다. 짙은 중산복(인민복) 차림의 시 주석이 ‘퉁즈먼 하오(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퉁즈먼 신쿠러(동지 여러분 수고했습니다)’라고 선창을 하자 열병 대원들은 ‘주시 하오(주석님 안녕하십니까)’ ‘웨이런 민푸우(인민을 위해 봉사할 따름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어진 분열식(열병대가 행진하면서 경례하는 의식)에서는 각 부대가 네모꼴 형태의 방진을 이뤄 차례로 톈안먼 광장 앞을 행진했다. 헬기 편대를 시작으로 보병과 장비·공중 부대 등 45개 대대가 잇따라 등장했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군은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운 체계인 4개 군종(육·해·공·로켓군)과 4개 병종(항공우주·사이버·정보지원·합동군수지원군)을 최초로 공개했다. 동원된 전체 병력은 직전 열병식인 2019년과 비슷한 1만여 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열병식과 관련한 상징을 숫자로 표현한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000명의 합동 군악대가 14열로 늘어서고 이들을 80명의 나팔수가 이끌었는데 각각 항일 전쟁 14주년과 승전 80년을 의미한다. 분열식 때도 헬기 편대가 공중에서 오성홍기, 공산당 당기, 인민해방군기를 매단 채 승전 80주년을 의미하는 ‘80’ 글자를 형상화했고 비둘기 조각상을 총 14만 마리 규모로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인민영웅기념비 양쪽에는 승전 연도인 1945년과 이로부터 80년이 지난 2025년이 새겨진 거대한 조형물이 세워졌다. 이날 열병식은 평화를 상징하는 8만 마리의 비둘기가 날아오르며 마무리됐다.

열병식 전 과정은 관영 중국중앙(CC)TV와 인터넷을 통해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만큼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이날 시 주석과 중국에 쏠렸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와 북한 정상이 참석한 열병식은 (서방을 향한) 도전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년 전 전승절 70주년 기념식에서는 국공 합작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항일 투쟁을 국민당이 아닌 공산당이 이끌었다는 주장을 폈다는 점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외신들은 중국이 대만 흡수 통일론을 정당화하고 반서방 ‘맹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역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실제 시 주석은 항일 전쟁 기간을 일본군과 중국군이 충돌한 1937년 루거우차오 사건이 아닌 만주사변(1931년)을 시점으로 잡아 기존 8년에서 14년으로 바꾸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이런 내용을 초중고교생의 교과서에 수록했고 역사서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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