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허브를 목표로 내건 인도가 국산 반도체 칩 생산에 성공했다.
3일 이코노믹타임스(ET)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아슈위니 바이슈노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미콘 인디아 2025’ 콘퍼런스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자국산 반도체 칩 ‘비크람 32비트 프로세서’와 4개 실험용 칩을 전달했다. 비크람 32비트 프로세서는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산하의 반도체연구소(SCL)가 ISRO 내 우주연구소인 ‘비크람 사라바이 우주센터’와 공동 개발한 칩으로, 공식명은 ‘VIKRAM3201’이다. 위성과 로켓에 적용하기 위해 설계돼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성과는 인도 반도체 산업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공급망 불안과 글로벌 수요 확대 속에서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인도 정부는 2021년 정부 기관 ‘인디아 세미컨턱터 미션’을 출범해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현재 인도 정부는 6개 주(州)에서 180억 달러 규모의 10개 반도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ET는 “비크람 32비트 프로세서는 기술적으로 후발주자 성격이 뚜렷하지만 이를 통해 인도가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인도 반도체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인도 반도체 시장이 연 평균 13%씩 성장해 2024년 520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034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모디 총리는 "인도에서 만든 반도체가 세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날이 머지않았다"며 "올해 안에 상업용 칩 생산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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