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전승절 기념행사 후 양자회담을 통해 견고한 북러 밀착을 재확인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80주년 연회가 끝난 후 같은 차량에 탑승해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이 차에 김 위원장과 동승했고 김 위원장에게 이 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서로 차량 상석을 양보하려는 듯한 모습도 담겼다. 두 정상은 2시간 3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재차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감사를 표하면서 “우리는 북한군과 군 가족들이 겪은 희생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러시아인을 대신해 여러분의 전투 참여에 감사하고 싶다. 따뜻한 감사의 말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달라”고 밝혔다.
북한은 파병을 계기로 러시아와 혈맹 관계를 맺고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1만 1000명가량의 병사를 파병했으며 이 중 20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5월 대북 제재 감시 기구인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방사포탄 약 900만 발, 탄도미사일 100기 이상, 중포 200대 이상 등의 무기도 지원했다.
김 위원장은 “북러 관계는 모든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러시아를 도울 수 있다면 반드시 도울 것이며 러시아에 대한 지원은 형제의 의무”라고 화답했다.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각종 군사·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국정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정찰위성 및 발사체 기술 자문, 무인기 실물, 전자전 장비, SA-22 지대공미사일 등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이 6월 문을 연 초대형 관광단지인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로 자국 관광객들을 보낼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 일정 동안 시 주석과도 6년 8개월 만의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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