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더미에 비닐로 묶인 채 지게차로 들어 올려지는 인권침해를 겪었던 스리랑카 국적 이주노동자 A(31)씨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새로운 일터를 구했다.
2일 전남노동권익센터에 따르면 A씨는 전날부터 전남 모처 공장에서 첫 출근을 했다. A씨는 당초 같은 국적 근로자가 많은 울산 지역으로 사업장 변경을 희망했지만 도움을 준 시민단체가 있는 전남 지역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의사를 센터에 전달했다.
A씨의 재취업 과정에는 전남노동권익센터를 비롯해 전남도와 나주시 등 지역사회가 함께 나섰다. 의료 지원과 심리 상담, 행정 절차 안내가 병행되면서 안정적인 정착을 도왔다.
문길주 센터장은 "A씨가 도움을 받은 전남 지역에서 계속 머물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이주노동자 대상 인권유린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고용허가제(E-9) 비자로 입국했고 입국 두 달여 만인 지난 2월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벽돌 더미와 함께 묶인 채 지게차로 들어 올려지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노동인권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가해자가 A씨에게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해야지"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해당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이재명 대통령도 인권 침해 사실을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한국인 지게차 운전자와 범행을 방조한 외국인 노동자 2명 등 3명을 특수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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