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왜 제재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했고 이는 러시아에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다른 직업을 찾아보라”고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좌절과 실망감을 여러 번 표현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어떤 조치를 취했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 따져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 매체인가”라고 물었고 해당 기자는 폴란드 라디오라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단정하나”라며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가장 큰 구매국인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한 것을 아무 조치도 없었다고 말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건 러시아에 수천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그걸 아무 조치도 없었다고 말하나. 나는 아직 2단계나 3단계도 시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말하니, 당신은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로 다른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미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는 이유로 25%의 상호관세에 추가로 25%의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대선 전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 따른 답답함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푸틴에게 전할 메시지는 없다. 그는 내가 어떤 입장인지 알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푸틴의 결정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에 만족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 연설에서 미국이 언급되지 않은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북중러 3국 정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얼마나 좋은지 1~2주 사이에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전승절 열병식 연설을 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 친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이 그 연설에서 반드시 언급됐어야 했다. 왜냐면 우리는 중국을 매우, 매우 많이 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일본을 패망시켜 일본과 전쟁을 이어오던 중국에 큰 도움을 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외 주둔 미군과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에 주둔한 미군은 철수 또는 감축할 계획은 없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그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폴란드에 남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폴란드가 원하면 더 많은 군인을 두겠다"고 답했다. 그는 "폴란드에 군인을 없앤다는 생각조차 한 적이 결코 없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이번 폴란드와의 정상회담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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