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골프를 배워 이번 대회 코스가 편해요. 그 자신감이 성적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정태양(25)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파운더스컵(총상금 7억 원)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비결을 이 같이 밝혔다.
정태양은 5일 전남 영암의 골프존카운티 영암45(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적어낸 정태양은 단독 2위 배용준을 1타 차로 제치고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선두를 질주했다.
2017년 투어 프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해 이듬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정태양이 지금까지 75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도 우승을 거두지 못한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2022년 하나금융 인비테이셔널과 지난해 군산CC 오픈에서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올 시즌에도 5월 코오롱 한국 오픈 14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던 정태양은 이번 대회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이틀 연속 선두에서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경기 후 정태양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샷이 안정적이었다. 오늘 보기를 1개 기록한 점은 아쉽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특히 샷이 잘 받쳐줬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로 링크스 코스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지난해 군산CC 오픈(공동 3위)도 링크스 스타일 코스에서 열렸다. 그는 “(이번 대회 코스가) 외국 스타일 코스인데 필리핀에서 골프를 시작해서 그런지 다른 대회장보다 플레이가 잘 풀리고 있는 것 같다. 워낙 나와 잘 맞는 코스이다 보니 이번 대회에서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그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8년차 정태양은 기적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를 앞에 두고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우승은) 당연히 간절하다. 하지만 내가 간절하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승 기회가 왔을 때 과하게 긴장하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될 사람은 된다'는 말처럼 내가 우승을 할 차례면 할 것이고 때가 아니라면 못하지 않겠나”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정태양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는 “선두권에 워낙 잘 치는 선수들이 많다. 1, 2라운드의 좋은 기억을 살려서 실수 없이 생각한 대로만 경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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