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중국 BYD가 올해 최대 격전지인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브랜드 최초의 왜건 모델이자 최대 1300㎞ 주행 가능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초고속 충전망을 구축해 전기차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프리미엄 브랜드인 ‘덴자’의 유럽 시장 진출로 저가 이미지를 벗어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텔라 리 BYD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 행사장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오늘 여러분에게 새로운 전기차 충전소를 통해 내연기관차 주유만큼 빠른 충전 속도를 보여드리겠다”며 “이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마지막 돌파구로 시장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부회장이 언급한 충전 기술은 ‘플래시 충전’이라는 신기술로 5분 충전으로 400㎞까지 주행 가능한 배터리 용량을 채우는 기술이다. BYD는 내년 2분기까지 유럽에서 이러한 충전소로 200~300개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BYD 프리미엄 브랜드인 덴자의 전기 세단 ‘Z9 GT’를 통해 해당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BYD는 덴자를 통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는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 전기차 위주로 판매하며 유럽 시장에 진입했지만 앞으로는 최고 기술과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라인업을 늘려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라스 비알코프스키 BYD 독일 사업 총괄은 “오늘 아침 뮌헨에서 유럽 최초의 덴자 매장을 개소했고 이미 독일 내 100개 판매 지점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덴자 판매 서비스 지점을 올해 말까지 최소 120개, 내년 말까지 300개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YD는 이날 전 세계 최초로 브랜드 첫 왜건 모델인 ‘씰 6 DM-i 투어링’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대 주행가능거리 1305㎞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로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왜건 모델로 판매 성장을 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플랫폼 기반의 세단 모델 ‘씰 6 DM-i’는 최대 1505㎞까지 주행할 수 있다.
BYD 헝가리 공장도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한다. 연 2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이곳에서 조립되는 1호 전기차는 소형 모델인 ‘돌핀서프’다. 현지 생산에 힘입어 올해 유럽 전역에 걸쳐 1000개 규모인 판매 거점을 내년 말까지 2000개 이상으로 늘려 나갈 예정이다.
리 부회장은 “헝가리 공장은 BYD가 유럽에 머물면서 공장뿐만 아니라 공급망에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며 “수백 개의 현지 공급업체와 협의 중이며 유럽 생산을 위한 현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뮌헨=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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