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에 이번 주말 단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방기상청은 9일 “오는 13일 한반도를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릉을 포함한 영동 지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비 올 확률은 오전 80%, 오후 70%로 예상됐다. 영서 지역에도 같은 날 오전 80%, 오후 70% 확률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14일부터는 강원 전역에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위치와 열대 요란 등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지역과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오는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주말 비 예보에 강릉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발 예보가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 “하루에도 수십 번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비 소식에 기분이 좋아진다” 등 기대와 반가움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가뭄 장기화로 강릉 지역은 생활과 농업 전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시민 18만 명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12.2%로, 평년(70.9%)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전날보다도 0.2%포인트 떨어졌다.
저수율 급감에 따라 강릉시는 지난달부터 급수 제한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절수 캠페인이 시행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벼와 채소 재배 농가들이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또 소방차와 물탱크 차량을 동원해 긴급 급수를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상청과 지자체는 이번 비가 단기적 가뭄 해소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보고 장기적 대책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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