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이 쳤다.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다. 미국 무대로 돌아가서 한 경기 정도는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11위에 오른 뒤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했던 박성현의 말이다. 정말 자신감을 갖고 돌아간 박성현은 곧바로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7위에 오르면서 6년 만에 ‘톱10’ 성적을 냈다. 이후 2개 대회에서도 컷 오프를 하지 않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3위로 선전한 윤이나도 미국으로 돌아간 뒤 2개 대회에서 컷 오프 없이 무난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한 전인지 역시 공동 13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톱10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모처럼 국내 열성 팬들의 응원을 받은 전인지는 미소를 되찾고 미국 무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여자골퍼들에게 KLPGA 투어는 지친 마음을 위로 받고 힘과 자신감을 얻고 돌아갈 수 있는 ‘보약 같은 무대’가 되고 있다.
12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도 LPGA 투어 스타가 출전한다. 다름 아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아쉽게 톱10에 오르지 못했던 박성현이다. 이번에는 LPGA 투어에서 얻은 자신감을 갖고 KLPGA 투어 톱10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10년 전인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좋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톱10 도전이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박성현이 LPGA 무대로 돌아가 있던 한 달 사이 KLPGA 투어는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시즌 첫 승을 거둔 유현조가 KLPGA 투어 1인자로 우뚝 섰고 드림투어에서 뛰던 김민솔이 KL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올해 가장 먼저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한 노승희의 상승세도 무섭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노승희는 대회 2연패 도전하고 있다.
당분간 LPGA 투어 선수들의 국내 무대 도전이 이어진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는 동포 선수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이민지(호주)가 출전하고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는 윤이나가 다시 출격한다.
각종 타이틀 경쟁에 우위를 점하려는 KLPGA 투어 선수들과 자신감을 얻고 돌아가고 싶은 LPGA 투어 한국 선수들이 ‘동상이몽’을 꿈꾸면서 KLPGA 투어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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