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민국 건축 세계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서울에 세계적인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신진 건축가와 시민의 소통을 확대하고 건축 관련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K-건축’의 글로벌 확산을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17회 서울건축문화제’가 9일부터 21일까지 ‘서울성(Seoul-ness) : 다층도시’를 주제로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회로 출발한 서울건축문화제는 2010년부터 수상자만의 자리가 아닌 시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한 종합 건축문화 행사로 거듭났다.
올해는 13일간 건축상 시상식과 전시,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시민을 맞는다. 특히 시민들이 건축을 더욱 가깝게 느끼고 ‘K-건축’의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수 마련됐다.
전시 프로그램으로는 종로구 북촌문화센터에서 ‘제43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기획전’이 열린다. ‘건축가의 책상’을 콘셉트로 한 모형과 책, 영상 등 건축물에 담긴 이야기를 이색적으로 전달한다. 올해 문화제의 총감독을 맡은 국형걸 이화여대 교수의 주제전과 서울시 주거안심동행 민관협력 사업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한옥지원센터에서는 대학생들이 참여한 건축 파빌리온 모형 전시가,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는 ‘2025 서울, 건축산책’ 공모전 수상작 전시가 각각 시민을 맞는다.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건축상 수상작 투어를 비롯해 건축가를 직접 만나는 ‘오픈클래스’, 건축사무소를 탐방하는 ‘오픈오피스’, 요즘 건축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축문화 토크콘서트’가 각각 열린다. 정확한 일정 확인과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9일 오후 북촌의 문화 공간 ‘푸투라서울’에서 열렸다. 개막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태수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장, 국형걸 총감독, 건축상 수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제43회 서울시 건축상은 ㈜푸하하하건축사사무소 ‘코어해체시스템’을 포함한 8개 작품에 돌아갔다. 이 건축물은 코어를 해체한 기둥 없는 구조로 구성해 단순하지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간 구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서울시와 대한건축사협회 등 7개 건축 관련 단체는 ‘K-건축 세계화를 위한 민-관 협력 업무협약’도 맺었다. 6월 발표한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의 구체적 실행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는 플랫폼 구축 등의 행정 지원에 나선다. 건축 관련 단체들은 혁신 건축가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강화, 신진 건축가 육성 등을 맡을 예정이다.
서울건축문화제가 끝난 뒤에도 ‘K-건축 세계화’를 위한 이벤트는 이어진다. 26일부터 11월 18일까지는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린다.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을 주제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이 총감독을 맡았다.
10월에는 UIA국제건축가협회(이사회)의 서울 방문과 연계한 서울국제건축포럼이 개최된다. 오 시장은 “올해 건축물이 동네와 시민 일상에 변화를 주는 현장을 둘러보면서 ‘서울의 미래는 건축가의 손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했다”며 “건축가의 도전이 빛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더 힘껏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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