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까지 선포된 강릉에서 이번에는 김홍규 시장의 ‘댓글 지시’ 논란이 불거졌다. 가뭄 대응에 미흡하다는 비판이 커지자 공무원들에게 사실상 여론전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이달 10일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시장이 지난달 29일 시청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여성 공무원 60여명을 모아 ‘가뭄과 물 부족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넷에 잘못된 정보와 비판적인 글이 많다. 이는 시민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한다’며 ‘직원들이 적극 대처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강릉시민행동에 따르면 김 시장은 허위 내용을 바로잡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 직원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댓글도 달라는 식으로 주문했다. 특히 “강릉맘카페에 직접 댓글을 달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발언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주요 부서의 한 과장급 직원은 “시장님 이하 직원들의 가뭄 극복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허위 사실 댓글 대응을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타 부서 과장에게 전달했다. 실제로 일부 맘카페에는 시를 옹호하는 댓글이 올라왔고, 다음날인 30일에는 내부망 ‘새올행정시스템’의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는 글과 100여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해당 게시판은 시민이 아닌 공무원만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당시 강릉은 극한 가뭄으로 제한급수에 돌입하며 시민 불만이 폭주하던 상황이었다. 시민단체는 “정작 단수 안내 문자조차 보내지 않으면서 공무원을 동원해 여론 몰이에 나선 것”이라며 “사실상 댓글 부대 지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가뭄 대응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며 “시민을 기만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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