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경쟁체제로 변신을 꾀하고 ‘역대급’ 라인업으로 오는 17일 개막한다. 칸·베네치아 영화제 초정 및 수상 작품들이 대거 상영되고 해외 영화제에 참석해야 볼 수 있었던 션 베이커, 자파르 파나히, 기예르모 델 토로 등 거장,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봉준호 감독, 밀라 요보비치, 줄리엣 비노쉬 등을 비롯해 이병헌, 손예진 국내외 톱 배우 언론인 손석희 씨 등이 부산을 찾는다.
12일 부산국제영화제에 따르면 17일부터 26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64개국 241편이 공식 초청을 받아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된다. 월드 프리미어 작품만 90개에 달한다.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이며, 폐막작은 폐막일에 발표되는 대상 수상작이다. 개막식 사회는 이병헌이 맡는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경쟁 부문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이란 등 아시아에서 온 ‘지우러 가는 길’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루오모의 황혼’ ‘고양이를 놓아줘’ 등 14편이 후보에 올랐다. 박광수 부국제 이사장은 “올해에는 처음 경쟁 부문이 만들어져서 영화제 전반적인 방향이 이 부분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 같다”며 “새로운 포맷이 한 번에 잘 완성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상영작을 비롯해 참석 감독, 배우들의 라인업이 화려해 벌써부터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아쉽게도 수상은 불발됐지만 박찬욱 감독의 베네치아영화제 진출작 ‘어쩔수가없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부국제 직전에 폐막한 베네치아 수상작들도 대거 상영된다. 황금사자상 수상작 짐 자무쉬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인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의 ‘구름 아래’,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등 33편이 올해의 아이콘 부문 상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따끈한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미리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거장과 배우들도 부국제를 찾는다. 이란 출신 자파르 파니히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그저 사고였을뿐’을 선보이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랐던 ‘프랑켄슈타인’으로 처음 내한한다. 지난해 ‘아노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주요 5개 부문을 휩쓴 션 베이커 감독도 내한한다. ‘할리우드 여전사’ 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8년,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15년 만에 내한한다.
특히 부국제는 올해 가장 ‘핫한’ 미국과 일본 교포 감독들을 비롯해 봉준호 감독, 영화광으로 알려진 언론인 손석희 씨가 스페셜 토크에 나서 화제다. 21일에는 ‘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과 ‘국보’의 이상일 감독, 손석희 씨, 23일에는 봉 감독이 관객들과 만난다.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을 통해서는 올해 개봉 예정작인 ‘대홍수’ ‘보스’ ‘윗집 사람들’ ‘짱구’ ‘프로젝트 Y’(감독 이환) 등을 만날 수 있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가 위기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부국제가 한국 영화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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