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시즌 2승자가 나오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24개 대회 연속 서로 다른 얼굴의 챔피언이 탄생하는 ‘기묘한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전무후무한 시즌이 펼쳐지고 있는 데 혁혁한(?) 공로를 하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다름 아닌 넬리 코르다(미국)를 끌어 내리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지노 티띠꾼(태국)이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턴타운십의 TPC 리버스벤드(파72)에서 끝난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최종일 마지막 조가 18번 홀(파5) 그린 위에 올라갈 때만해도 시즌 2승자가 나오는 듯했다. 1타 차 선두에 나선 티띠꾼이 2위 찰리 헐과 함께 나란히 ‘2온’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헐이 버디를 잡은 반면 티띠꾼이 보기를 범하면서 우승자 얼굴이 막판에 뒤바뀌었다. 이글 퍼팅이 20m 넘기는 했지만 티띠꾼이 그만 그 거리에서 4퍼트를 범하면서 보기가 나온 것이다. 2m 남짓한 버디 퍼팅을 너무 세게 치는 바람에 1m 이상 더 굴러갔고 돌아오는 파 퍼팅마저 홀 오른쪽으로 지나갔다.
결국 두 선수가 나란히 4타씩 줄이면서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헐이 1타 차로 우승자가 됐다.
이 ‘4퍼트 보기’는 티띠꾼에게 ‘2개 대회 연속 준우승’과 ‘대회 2년 연속 준우승’이라는 쓰디쓴 열매를 안겨줬다. 티띠꾼은 앞선 FM 챔피언십에서는 미란다 왕(중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고 작년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우승을 넘겨준 바 있다.
세계 랭킹 1위이기는 하지만 유난히 준우승이 많은 티띠꾼이다. 올해 1승을 거둔 티띠꾼은 준우승 4회를 기록하고 있고 통산 승수에서도 우승 5회, 준우승 10회로 2위가 1위보다 2배 많다. 세계 랭킹 1위는 물론 올해의 선수 1위, CME 글로브 포인트 1위, 평균 타수 1위(69.16타)에 올라 있는 티띠꾼의 2위 징크스가 ‘24개 대회 서로 다른 챔피언 등장’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이날 3타를 줄인 김세영이 코르다와 함께 공동 5위(15언더파 273타)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3개 대회 연속 ‘톱10’ 기록이다.
최혜진은 리디아 고, 2023년 챔피언 이민지(호주) 등과 공동 14위(13언더파 275타)에 올랐고 임진희는 공동 22위(11언더파 277타)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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