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 세계 D램 출하량이 2년래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자 SK하이닉스(000660)가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16일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D램 출하량은 76.1엑사비트(Eb)를 기록했다. 1분기 대비 16.6% 증가한 수치다. 2023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엑사비트는 데이터 양을 나타내는 단위다. 1엑사비트는 약 10억 기가바이트(GB)에 해당한다. 76.1엑사비트는 1.5GB 용량 영화를 약 5900억 편 이상 저장할 수 있는 막대한 규모다.
출하량 증가는 곧바로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2분기 D램 전체 매출은 전 분기보다 17.2% 상승한 313억 달러로 집계됐다. 기가비트당 평균 판매 가격(ASP) 역시 0.41달러로 0.6% 소폭 오르며 힘을 보탰다. D램 산업 전체 영업이익률도 38%로, 직전 분기 대비 1%포인트 개선됐다.
업체별 희비는 HBM에서 갈렸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독주 체제를 굳혔다. 2분기 매출 122억 달러, 영업이익 68억 달러로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영업이익은 HBM이 D램 시장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임을 증명했다. 삼성전자(005930)는 10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마이크론은 70억 달러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뒤를 이어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13억 달러, 대만 난야가 3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 D램 시장은 HBM4(6세대)를 두고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테크인사이츠는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라 HBM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HBM3(4세대)와 HBM3E(5세대)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주도했던 시장에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본격 가세하며 HBM 삼국지가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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