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로 큰 침수 피해를 입은 전북 군산에서 피해 발생 다음날 한 노인이 하수구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군산에는 시간당 152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도심이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나운동과 문화동 일대 도로가 침수되면서 공무원들이 새벽부터 긴급 배수 작업에 투입됐다. 13일에도 하루 동안 83.9mm의 비가 내리면서 도로와 주택 지하창고가 다시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침수 피해 직후인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노인이 하수구에 항아리째 담배꽁초와 생활쓰레기를 쏟아붓는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9월 12일 큰비로 군산 곳곳이 잠겼는데, 이튿날 촬영한 장면”이라며 “항아리 안에 꽁초와 쓰레기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영상 속 노인은 하수구에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를 그대로 붓고 크기가 커 배수구 창살에 걸린 쓰레기를 빗자루로 밀어 넣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위가 도심 침수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2015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배수구가 나뭇가지·토사보다 비닐·플라스틱류 쓰레기로 막혔을 때 침수 피해가 3배 이상 커졌다. 실제로 지난 5월 충남 당진에서도 배수로가 쓰레기에 막히면서 빗물이 도로로 역류해 대규모 침수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기술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 중구는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비가 오면 자동으로 열리는 빗물받이를 설치했고, 성동구는 악취 차단과 침수 방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빗물받이’를 115곳에 도입했다.
서울 강남구 관계자는 “빗물받이는 쓰레기통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흡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꽁초만이라도 제대로 버려주시면 큰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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