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선물도 많이 받았고, 계속 파크골프 치고 싶어요.”
파크골프를 배운 지 한 달이 지난 초등학교 3, 4학년 학생들이 ‘2025 서울 파크골프 대축제’ 현장에서 남긴 말이다. 장대비가 잦아든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는 전날에 이어 파크골프의 매력을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광장을 찾은 상계 어린이 스포츠센터 회원 9명은 이곳저곳 체험 부스를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김소민(9)양은 “가족들이 전부 골프를 쳐서 자연스레 파크골프를 알게 됐다”며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과 함께 실내 파크골프장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비가 와서 아쉽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같이 체험하니 더 재밌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축제에서는 시니어 계층 중심이던 파크골프가 남녀노소 3대가 함께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점차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파크골프 강의 영상을 올리는 채널 ‘파크골프 패밀리’를 운영 중인 오태헌(39) 프로의 부스에는 영상으로만 보던 강사를 직접 만나 배우려는 시민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충남에서 온 오세경(72) 씨는 “대축제를 방문하기 위해 오전 7시 반 기차를 타고 왔다”며 “비가 많이 와 아쉽지만 유튜브에서만 보던 오 프로를 만나 스윙의 기본 자세와 비거리 조절법 등을 직접 배우니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옆에서 오씨의 체험을 지켜본 자녀는 “아버지가 파크골프에 푹 빠지셨다. 새로운 취미를 즐기며 건강도 챙기고, 친구분들도 만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웃었다.
이날 오후 3시 무대에 올라 초심자를 대상으로 코스 공략법 등 강의를 진행한 오 프로는 “현장에서 직접 시민들과 소통하니 양방향 대화가 가능하다”며 “이해가 안 되실 경우 개인별 수준에 맞춰 다시 설명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축제를 계기로 파크골프 행사가 정례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전날 개막식 전 파크골프 상식 퀴즈, 초성 퀴즈, 가위바위보 이벤트로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낸 사회자는 이날도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최성은(35) 씨는 “비가 많이 와서 아이들과 걱정했는데 퀴즈 맞히고 선물까지 받아 기분이 좋았다”며 “체험뿐 아니라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백선관 강사의 강의에서는 파크골프 공이 코스의 정해진 경계를 벗어났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 등이 소개됐다.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하기도 했고, 강의 도중 비가 쏟아졌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윤 모(58) 씨는 “오늘 처음 파크골프를 접했는데, 강의를 들으니 관심이 생겼다”며 “가족과 함께 배워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스크린 파크골프 체험존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스크린 파크골프 업체 마이파크 관계자는 “비가 오면서 많은 분께 자사 모델을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전날부터 부스를 찾았던 시민들은 실시간 건강 상태 확인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을 통해 이야깃거리를 나누고 운동 의지를 다지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찾은 각 지역 협회장들도 파크골프 저변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용수영 경기도파크골프협회장은 “서울광장에서 파크골프 행사가 열린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파크골프의 미래에 앞으로 상당한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근형 인천시파크골프협회장은 “파크골프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까지 발전되는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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