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살처분이 시행된 경기 파주시 소재 가금농장에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현장 대응요원을 파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사람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파주시 한 농가에서 토종닭 3100여 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례는 2025~2026절기 들어 국내 가금농장에서 처음으로 ‘H5N1형 AI 항원’이 검출된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사람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AI는 닭, 오리, 야생조류 등 가금류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종간벽을 넘어 포유류와 사람에게까지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질병청은 현장 대응요원을 통해 지자체와 협력해 농장 종사자와 살처분 인력 등 고위험군의 개인보호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예방수칙 준수를 지도했다. 또 발생 농장 종사자 가운데 유증상자가 있는지 역학조사도 진행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AI 인체감염의 증상은 발열, 기침, 인후통, 근육통 등 전형적인 인플루엔자 증상과 유사하다. 결막염 등 안과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구역·구토·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과 신경학적 증상, 폐렴이나 급성호흡기부전 등 중증 호흡기 질환도 생길 수 있다.
최대 잠복기인 10일 이내에 해당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호흡기 증상 없이 눈 불편감만으로 AI로 확진되는 사례도 확인된 만큼 관련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
질병청은 AI 확산 시기에 맞춰 특별방역대책기간에만 운영하던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올해부터 상시 운영체계로 전환했다. 또 유관 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의심 환자 발생 시 신속한 진단, 항바이러스제 투여, 격리 등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사람 감염 사례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동물과 사람 모두에서 감염이 보고되고 있다”며 “의심되는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불가피할 경우 개인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발생 농가 종사자 등 고위험군의 인체감염 예방과 관리를 위해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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