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간’을 맞아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년 세대는 기회의 총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계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청년 세대의 젠더 갈등을 언급하는 도중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되지만 여자가 남자를 미워하면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를 열고 청년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번 주 청년 주간의 대미를 장식할 행사로 기획된 이번 토크콘서트는 다양한 집단의 청년들이 모여 일자리와 창업, 주거 등 각종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청년 세대 전체가 일종의 피해 계층이라고 생각한다”며 청년 문제에 대한 구조적인 원인을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기회의 총량이 부족하다보니 경쟁이 전쟁이 돼 ‘반드시 친구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세상이 됐다”며 “저성장으로 인해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니 기회가 줄고, 좌절해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짚었다.
남녀 간의 성별 갈등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20대 남녀가 상대 성별에 비해 스스로 차별 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통계 자료를 인용하면서 “가까워야 할 청년 세대끼리 남녀가 편 지어 다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발언하던 중 이 대통령은 돌연 “괜히 여자가 남자를 미워하면 안 되지 않냐”며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성별 갈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자칫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프레임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말이다. 그러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이후 추가적인 설명 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청년 취업 문제에 대해 “청년 고용이 지속되려면 기업들의 손실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정부 재정으로 다 교육훈련을 시키고 있는데, 기업이 그렇게 해주면 역할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경제적 혜택을 줘서 손해가 안 나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제가 대기업 회장님들에게 ‘청년을 좀 뽑아달라’고 읍소했는데 다행히 부탁을 들어주고 있다”며 “하반기에 몇만 명의 청년들을 신입으로 뽑게 될 것 같은데, 매년 확대되는 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력직을 뽑는 것이 쉬워지니까 청년들은 이제 스스로 상당한 경력과 실력을 쌓지 않으면 취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이 부분도 상당 정도 토론하고 논의해서 필요한 것들은 서로 수용하면서 고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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