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성과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보험업의 월평균 임금은 805만원으로 숙박·음식점업과 세 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 인상 현황 분석’에 따르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418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었다. 전년 동기 인상률 2.2%보다 1.3%포인트 오른 수치로, 성과급 중심의 특별급여 확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619만9000원으로 5.7% 올랐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는 2.7% 오른 373만9000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 간 격차는 지난해 222만6000원에서 246만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300인 이상 사업체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12.8%로 월평균 159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3%에 머물러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경총은 “대기업 성과급이 전체 임금 인상 흐름을 주도했지만 중소기업과의 격차는 여전하다”고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의 월평균 임금총액이 805만1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인상률도 7.2%로 17개 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 숙박·음식점업은 263만5000원으로 가장 낮아 금융·보험업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기·가스·증기업(-1.8%)과 광업(0.0%)은 오히려 임금총액이 줄어들었다.
금융·보험업의 경우 정액급여는 3.3% 오르는 데 그쳤지만, 특별급여가 16% 급증하면서 전체 인상률을 끌어올렸다. 성과급 구조가 업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임금총액 상위 업종은 금융·보험업에 이어 전기·가스·증기업(731만4000원), 전문·과학·기술업(552만2000원), 정보통신업(543만1000원), 광업(460만8000원) 순이었다. 숙박·음식점업(263만5000원)이 가장 낮았다.
인상률에서는 제조업(4.8%), 정보통신업(3.9%), 보건·사회복지업(3.6%), 협회·기타서비스업(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너스 성장률(-1.8%)을 기록한 업종은 전기·가스·증기업 뿐이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올해 상반기는 높은 대기업 특별급여 인상이 전체 임금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해칠 뿐 아니라 노동시장 내 격차 확대와 사회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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