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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폭탄' 현대차그룹, 유럽서도 中공세에 주춤

■현대차·기아 유럽판매 동시 감소

지난달까지 67.8만대로 3% 줄어

中은 91% 늘어나며 빠른 성장세

현지 공장 가동 앞둬 더 큰 위협

기아, 내년 SUV 'EV2' 출시 등

차세대 전기차로 시장 대응 나서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사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유럽 판매량이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으로 후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현대차그룹이 중국차의 진격에 유럽 시장에서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연내 유럽에 완공하는 공장을 앞세워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까지 피할 경우 가격 경쟁력을 높이며 현대차그룹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차그룹의 8월까지 유럽 시장 판매량은 총 67만 87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70만 192대)보다 약 3.0% 감소했다. 현대차는 28만 1860대, 기아는 39만 6870대를 각각 팔면서 양 사 모두 유럽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줄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25% 관세를 계속 부담하는 상황에서 유럽 시장의 후퇴는 뼈아프게 다가온다. 현대차그룹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4월부터 25% 관세를 부담해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이달부터는 최대 경쟁사인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15%로 떨어져 10%포인트나 관세를 더 부담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잃을 형국이다. 한미 간 관세 협상 실무 회담의 진전도 더뎌 미 관세가 15%로 떨어질 시점도 마냥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유럽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중국산 브랜드가 유럽에서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자동차·비야디(BYD)·샤오펑 등 중국 자동차 기업은 지난해 10월부터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최고 45.3%에 달하는 관세에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중국산 차량은 올 상반기 34만 7135대가 유럽에서 팔리며 지난해 동기(18만 1897대)에 비해 90.8% 폭증했다. 중국 브랜드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도 1년 만에 2.7%에서 5.1%로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중국산 차량의 점유율이 현대차그룹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유럽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수용률이 높아지며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관세를 피하려 빠르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제품군을 확대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차는 유럽 시장의 관세 부과에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잃지 않은 것은 물론 성능도 경쟁사들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며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중국 브랜드와 직접적인 가격·성능 경쟁이 향후 가속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연말부터 중국 브랜드들의 유럽 공장이 순차적으로 완공돼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면 중국 업체들은 EU가 부과하는 관세 부담 없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현재 BYD는 연말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 세게드에 연간 2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다. 튀르키예에도 내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외신에 따르면 샤오펑도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생산 위탁 업체인 마그나슈타이어와 함께 유럽에 첫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지난해 독일에 유럽 법인을 세운 창안자동차 역시 유럽 공장 설립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기아도 이에 맞서 차세대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으며 유럽 시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첫 소형 전기 콘셉트카인 ‘콘셉트 쓰리’를 공개했다. 도로가 좁고 주차 공간이 부족한 현지 사정을 고려한 차량으로 그동안 중대형 위주 판매에서 소형 차량을 더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기아도 유럽 전용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2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이 올 들어 30%가량 확대된 만큼 잇따른 전기차 출시로 시장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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