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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金 “비핵화 버리면 대화” 더 정교한 ‘북핵 전략’ 필요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린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면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린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대화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각국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주 유엔총회와 다음 달 31일 개막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한 셈이다. 그의 발언에서 우크라이나 파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북중러 결속을 다졌고 든든한 뒷배도 확보한 만큼 국제 제재 따위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오만함까지 읽힌다.

김 위원장은 한국에 대해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비핵화는 절대로, 절대로 없다”며 통미봉남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제재 풀기에 집착해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 따위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는 북핵 성과에 조바심을 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겠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렸다고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 부르고 8·25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때는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보도된 BBC 인터뷰를 통해 “북핵 동결은 임시 조치로 현실적 대안”이라며 “북미 간 핵 동결 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페이스(pace) 메이커’ 역할을 자임했던 것과 연장선에 있는 언급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북한이 매년 다량의 핵무기를 추가 생산하는 상황에서 당장의 완전한 비핵화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섣부른 ‘핵 동결’ 언급은 자칫 비핵화 목표의 후퇴 또는 포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악의 경우 북한에 제재 완화라는 과실만 넘겨주고 우리는 영원히 북한 ‘핵 공포’에 시달리는 재앙적인 상황을 자초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원칙을 굳게 견지하면서 한미 동맹 및 한미일 협력 속에서 북핵 억지 전략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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