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그계 대부’로 불리는 코미디언 전유성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고인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되면서 이날 오후 9시 5분께 세상을 떠났다. 올해 기흉으로 폐 절제 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되며 입원한 상태였다.
서라벌예고와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한국 코미디의 정체성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9년 TBC ‘전유성의 쑈쑈쑈’로 데뷔한 뒤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와 같은 TV 코미디 무대에서 활동하며 한국 코미디의 초석을 다졌다. KBS 대표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개국 공신으로도 꼽힌다. 특히 ‘코미디언’이라는 단어 대신 ‘개그맨’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며 대중들에게 코미디를 하나의 문화예술 장르로 인식시키는데 기여했다.
이후에도 방송과 공연을 오가며 활동했으며 예원예술대 교수, MBC 라디오 진행자를 맡기도 했다. 개그맨 지망생들을 모아 양성하고, 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는 등 후배들 사이에서도 신망과 존경을 받아 왔다.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밤 9시 5분께 유일한 가족인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며 “이미 마음의 각오는 했지만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고 전했다. 고인은 유족에게 수목장을 치러 달라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으로는 딸 제비 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지며 고인이 생전 활발히 활동했던 KBS 일대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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