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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이 위치 따라 다른 자폐 증상 달라진다"… ‘가족 단위 분석’으로 새 기전 규명 [헬시타임]

분당서울대병원·고려대 연구팀

세계 최대 규모 한·미 가족 코호트 분석

유희정(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원인 규명 과정에서 같은 유전자 변이라도 변이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26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유희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가족 단위 분석을 통해 자폐 발병과 연관된 새로운 유전적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 자폐 가족 코호트 2만 1735가구(7만 8685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족 코호트로 유전자 변이 효과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유전체 중 단백질을 만드는 부분인 ‘엑솜’과 전장 유전체를 정밀 분석하고 사회적 반응성 척도 등 다양한 발달·행동 지표를 결합해 가족 단위 임상 점수와 연관성을 면밀히 검토했다. 특히 그동안 자녀에게 새롭게 생긴 ‘새 발생 변이’만을 주로 분석해온 기존 연구와 달리 ‘가족 내 표준화 편차’라는 새로운 분석법을 도입했다. 부모와 형제자매를 함께 고려해 가족 안에서의 상대적 차이를 기준으로 삼아 변이가 실제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한 것이다. 단순히 변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변이가 실제로 어떤 임상적 차이를 일으키는지를 정량적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유전자(PTEN 예시).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연구결과 11개 유전자에서 변이 위치에 따라 자폐 증상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세포 성장과 신호 조절을 담당하는 ‘PTEN’ 유전자의 핵심 기능 부위에 변이가 발생한 경우 사회성 장애 점수가 일반 부위 변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단순히 변이 유무가 아니라 변이의 ‘위치’가 증상의 심각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단백질 변형, 신호 전달 과정, 뇌에서 신경세포를 돕는 보조세포의 기능 등과 관련된 자폐 연관 신규 유전자 18개를 추가로 발굴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들 유전자는 기존 방식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유 교수는 “가족 배경을 고려한 유전자 변이의 새로운 분석 방법은 자폐 연구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자폐인 맞춤형 예후 예측 및 정밀의학적 접근을 통해 자폐의 임상적 이질성과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큰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체 분야 국제 학술지 ‘게놈 메디신’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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