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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 현장서 마주한 한미 경제협력의 단서

이금하 KOTRA 북미지역본부장

비비고·케데헌 등 성공적 진출

GP USA선 韓기술 경쟁력 확인

상호이익 기반 협력 이어나가야

이금하 KOTRA 북미지역본부장




미국 워싱턴DC에 주재하는 우리 기업 관계자들은 올해 유난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전과는 다른 정책 기조를 보이며 예측이 어려워진 탓이다.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조차 점심시간에도 스마트워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림을 확인하며 새로운 정책 발표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자유무역체제 아래 효율성을 중시한 글로벌 분업을 통해 성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국 우선주의와 경제 안보가 강조되면서 전례 없는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관세는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 해소와 제조업 부흥을 위해 활용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상대국과의 무역적자 규모에 따라 상호관세율을 연동하는 새 공식을 4월 2일 제시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역할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CBP는 관세 부과 외에도 국토 안보를 주요 임무로 수행한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전에 분리됐던 관세와 안보 기능을 통합해 현재의 CBP 체제로 개편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관세 행정과 구조적으로 다른 부분으로 미국의 통관 정책과 규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그렇다면 현재 한미 경제협력은 어떤 흐름 속에 놓여 있을까. 우리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미 교역 규모는 약 1999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제2 수출입 대상국으로 양국 간 무역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지난 4년간 한국의 대미 투자신고액은 약 1282억 달러에 달했다. 비비고·종가집·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대변되는 한류 영향력도 상당하다. 한인 커뮤니티에는 “예전에는 김밥 같은 한국 음식을 점심 도시락으로 싸주면 놀림을 받고는 했는데 요즘은 친구들이 김밥을 한 입 달라고 할 정도”라는 글이 올라온다고 한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16일 시카고에서 KOTRA 북미 지역 최대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인 ‘GP USA’가 진행됐다. 과거처럼 제품을 바이어에게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 준비를 통해 미국 다국적 기업들의 구매 수요를 발굴해 기술력 있는 우리 기업들의 맞춤형 공급을 타진할 수 있는 장이었다. 관세 장벽에도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축적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필자는 2000년대 초 약 5년간 러시아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옛 소련 시절 공장을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공장에서 포장재 등 대부분의 물품을 만들어 최종 완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이어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지금의 글로벌 공급망은 수십 년간 구축된 결과물이며 그 안에서의 협업 없이는 어느 기업·국가도 완전한 자립을 실현하기 어렵다. 한미 간 경제협력은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지속돼야 한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관점들이 받아들여지고 이해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뒷받침된다면 양국 간 경제협력의 폭과 깊이는 더욱 확대되고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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