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로 치솟으며 추락했던 한국 증시가 주말 휴식기를 거친 뒤 사흘 만에 다시 거래를 재개한다. 증권가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스피가 다음달까지 3500선을 돌파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06포인트(2.45%) 급락한 3386.05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10거래일 만에 34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경계감 속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간 상승 동력이 돼 온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진 게 하락의 1차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로 치솟은 게 문제가 됐다.
이에 9월 내내 반도체와 대형주를 대거 매수하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주도했던 외국인은 지난주 '팔자'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608억 원, 488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저가매수에 나선 개인이 1조 975억 원을 순매수하며 버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물가, 경기, 기업 실적 간에 최적의 조합, 최상의 상황을 기대해 온 시장에 균열이 가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무역협상 경과와 정책 변화 등으로 코스피 3500선 돌파 시도는 가능하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심리가 강화될 수 있고 추석 연휴 직후에는 곧바로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면서 "매년 10월은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대비 약세를 보이는 계절성이 뚜렷한 시기"라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1410원대를 넘나들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 안정 여부가 중요하다. 또, 추석 장기 연휴로 인해 국내 증시에 일시적인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3400 수준에서 공방전을 펼치는 방향성 탐색 구간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도 10월 코스피 등락 범위로 3200∼3500을 제시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이날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익 전망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을 좌우하는 환율도 부담 레벨로 올라간 상태"라며 "10월 주식 시장은 방향성 예측과 관련해 이익과 환율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분기 수출 경기는 이전보다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세부적으로 보면 업황이 나아진 업종은 일부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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