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이 수지상세포를 매개로 체내 면역반응을 조절해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지상세포는 체내 면역 시스템의 ‘경비병’ 역할을 하는 세포다.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항원을 탐지하고 이를 T세포에 전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상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다음달 1일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박 교수팀은 마우스 골수 유래 수지상세포에 홍삼 추출물을 처리해 염증 반응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종양괴사인자(TNF)-α, 인터루킨(IL)-1β, IL-6 등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최대 37% 가까이 억제된 반면,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홍삼을 처리한 수지상세포와 T세포를 공동 배양한 결과 염증을 촉진하는 IL-17A는 분비가 약 29% 이상 감소하고 면역 균형에 중요한 IFN-γ는 약 22%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홍삼이 수지상세포의 신호전달 경로를 직접 조절해 T세포 반응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홍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이 이러한 효과에 핵심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 천식 마우스 모델에 홍삼의 사포닌과 비사포닌을 10일간 경구 투여한 결과 대조군 대비 기도 내 염증세포 침윤이 감소했고, 폐 조직 검사 결과 점액 과분비와 염증이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의 면역조절 기전을 밝히고 천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박 교수는 “홍삼이 수지상세포를 매개로 면역을 조절하는 기전을 확인했다”며, “이는 천식 등 호흡기 질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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