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남성들 사이에서 ‘만성 수면 부족’이 일상화되면서 건강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하루 5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을 반복할 경우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줄어들어 에너지·집중력·성 기능이 동시에 떨어질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 수면 부족 실험, 테스토스테론 15% 줄어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은 최근 평균 나이 24세의 남성 10명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을 다르게 조정해 수면에 들게 했다. 처음 3일간은 하루 10시간, 이후 8일간은 하루 5시간만 자게 한 뒤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면을 제한한 기간 오후 2시~10시 사이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최대 15% 낮아진 것이다. 이는 나이가 들어 매년 1~2%씩 감소하는 자연적인 호르몬 저하 속도를 비교했을 때 불과 며칠 사이에 10년 이상 노화가 앞당겨진 셈이다.
◇ 수면 부족, 기분과 활력도 급격히 저하
남성호르몬 수치 저하는 단순한 숫자 변화에 그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남성들의 활력(vigor) 점수는 첫날 평균 28점에서 실험 마지막에는 19점까지 떨어졌다. 수면이 부족할수록 활력이 줄고 기분 상태도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이는 테스토스테론 저하가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 나이에 따라 더 큰 영향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의 충격이 젊은 층일수록 체감이 크다고 지적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원래 30대 이후부터 매년 1~2%씩 자연 감소하지만 20대에는 정상 수치가 가장 높아 활력과 회복력이 두드러지는 시기다. 그러나 이 시기에 수면을 장기간 소홀히 하면 노화가 훨씬 빨리 진행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대로 고령층은 이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더라도 수면 부족이 심혈관 질환·대사질환 같은 다른 건강 리스크를 더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과 뼈 밀도를 유지하고 성적 충동, 활력, 집중력에도 직결된다. 이 수치가 부족해지면 쉽게 피로해지고, 기력 저하와 무기력 증상이 두드러지며 골다공증이나 근감소증 같은 장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 부족이 결국 당뇨, 고혈압, 심장 질환 같은 만성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경고한다.
◇ 성인은 최소 7시간 이상 수면 권장
의학계는 수면을 영양·운동과 함께 건강 관리의 3대 핵심 요소로 꼽는다. 전문가들은 젊은 남성이라도 매일 7시간 이상의 수면을 확보해야 하며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수면 환경을 개선해 깊은 잠을 유도할 것을 권한다. 필요하다면 수면 클리닉 상담과 호르몬 검진을 통해 조기 대응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