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음료에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뜨거운 음료가 차가운 음료보다 훨씬 높은 오염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뉴욕포스트는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 차, 에너지드링크, 탄산음료, 주스 등 다양한 음료에서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영국 내 슈퍼마켓과 카페 등에서 판매되는 31종, 155개 음료 샘플을 분석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 크기의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로,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될 때 발생한다. 세제,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서 발견되며 공기와 음식, 음료를 통해 인체로 들어간다. 최근에는 혈액, 뇌, 신장, 폐, 간 등 인체 장기에서도 검출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의 주 저자인 모하메드 압달라는 “조사한 모든 냉음료와 온음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특히 음료의 온도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농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뜨거운 차의 경우 리터당 평균 49~81개가 검출돼 아이스티의 24~38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뜨거운 커피 역시 리터당 29~57개로, 아이스커피(31~43개)보다 오염도가 높았다.
연구팀은 음료가 뜨거울수록 포장재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방출되는 속도를 높여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상승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험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일회용 컵에 담은 뜨거운 차에서는 한 컵당 평균 2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반면, 유리 용기에서 우려낸 차에서는 14개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렇다고 차가운 음료가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차가운 과일 주스에서는 리터당 19~41개, 에너지 드링크에서는 14~36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탄산음료는 리터당 13~21개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세포를 손상시키고 장내 세균 균형을 무너뜨리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면역 체계 약화나 노화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중금속이나 호르몬 교란 물질 운반 등을 통해 생식과 신진대사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압달라 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며 “인간의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제한하기 위한 입법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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