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던 와중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제안으로 추석 맞이 여야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가를 번복해 여야 맞대결이 결국 불발됐다. 민주당 강경 지지층의 비난이 쇄도한 탓이다.
2일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등과 오는 5일 진행하려고 했던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모 의원은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여야' 게임 대회는 이준석 대표의 제안으로 성사됐었다.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 모 의원과 국민의힘 김 의원에게 추석 전날인 5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겨뤄보자고 제안했으며, 두 의원이 화답하면서 성사됐다. 이에 여야 의원이 서울 모 PC방에서 만나기로 정했다. 대회에는 여야 현역 국회의원과 함께 강민·이윤열·박성준 등 전직 프로게이머들이 한 팀을 이룰 예정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사실을 알리면서 "지는 쪽이 이기는 쪽 지역구의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승부"라며 “여야가 대립하지 않고 웃으며 경쟁하는 모습, 그 자체가 정치의 새로운 시작이길 바란다”라고 대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개혁신당도 언론에 “정치적 대립을 넘어 화합의 정치를 구현하고 명절이 지닌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정치권이 실천하며, 국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모 의원의 불참 선언에 PC방 '여야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하게 됐다. 개혁신당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화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국민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김 의원이 일반인 게이머들과 게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은 모 의원의 불참 소식에 "게임도 같이 못 하는데, 협치는 무슨"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e스포츠 팬들도 성명을 통해 “단지 일정 취소가 아니라 문화 공동체의 신뢰를 허무는 일”이라며 “e스포츠가 20여 년간 일군 전통과 팬덤의 헌신을 외면한 모경종 국회의원의 행태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분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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