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절 선물 시장에서 와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엔 한우·굴비가 대표 효자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와인이 신흥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9월 29일 시작된 와인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하며 축산·청과 등 신선 상품군을 앞질렀다.
이는 추석 선물로 직관적인 스토리나 의미가 담긴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와인은 MZ세대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있는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경민석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 전문 소믈리에는 “와인 선물이 과거에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에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대화를 이끌어가기에 용이하다보니, 명절 선물용으로 선호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수요가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법인 고객의 수요도 매출을 견인했다. 와인의 경우 사전 예약판매에서 법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적으로 약 60% 수준인데, 올해는 70%를 기록했다. 법인 고객 역시 직관적으로 스토리나 의미가 있는 상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와인의 새로운 수요 개척을 위해 도전장을 냈다. VIP를 겨냥한 초고가 상품이나 편의점·마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초저가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10만 원대 합리적 가격의 프리미엄 선물 시장을 노리겠다는 취지다. 셀럽과의 협업은 물론, 아트 콜라보, 와인 콘테스트 등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누구나 선물하기 좋은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와인’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선물을 겨냥해 글로벌 F&B기업인 FG 및 금양인터내셔날과 손잡고 ‘김희선 와인’으로 유명한 ‘벨레 그로스 발라드’를 만들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 마리아트의 작품을 더해 기프트 성격을 강화했고, 패키지에도 가죽 소재와 양각, 포인트 광처리 기법 등 디테일을 담아 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 제품은 출시 2시간만에 1차 판매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2차 물량은 이달 24일부터 풀릴 예정이다.
양현모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장은 “최근 편의점·마트를 비롯한 유통채널이 하이볼 등 저가 술 중심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백화점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점”이라며 “롯데백화점은 내부에서 갖고 있는 소믈리에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중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와인 시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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