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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기 훔쳤다" 이 배우 등장에 '발칵'…기성 배우들 "소송하겠다" 분노 [글로벌 왓]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배우 틸리 노우드. 로이터연합뉴스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명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가 탄생했다. 영국 런던 기반의 인공지능(AI) 제작사 파티클(Particle)6가 만든 가상 배우 틸리 노우드(사진)다. AI 배우의 등장에 배우들은 “많은 배우들의 작업물을 허락 없이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산문일 뿐”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중에 얼굴과 목소리가 알려진 연예인들은 자신의 초상권과 목소리를 AI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걸며 싸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헐리우드 배우 노조 SAG-AFTRA는 최근 공개된 AI 여배우 틸리 노우드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노우드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영화 산업 콘퍼런스에서 처음 소개됐으며, 제작사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경영진과 에이전시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창의성은 인간 중심이어야 하며, 우리는 인간 배우를 대체하는 합성물에 반대한다”고 성명을 냈다. 노우드는 실제 인물이 아닌 20대 여성 신인 배우 콘셉트의 합성 캐릭터로, 갈색 머리와 영국 억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SAG-AFTRA는 “이는 수많은 배우들의 작업물을 허락·보상 없이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 산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제작자 엘린 반 데어 벨덴은 노우드가 인간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창작물’이라며 논란을 진화하려 했지만, 과거 인터뷰에서 “틸리를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탈리 포트만 같은 스타로 키우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다.

AI 배우는 극단적인 사례지만 연예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활용한 AI 딥페이크 영상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됐다. 이에 연예인들은 자신의 초상권과 목소리를 AI로부터 지키기 위해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볼리우드의 유명 배우 아이쉬와리아 라이 바찬과 남편 아비셰크 바찬이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AI 영상을 삭제하고 제작을 금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바찬 부부는 더 나아가 이런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되더라도 다른 AI 플랫폼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구글이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바찬 부부의 소송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미국 일부 주와 달리 인도에는 명확한 ‘퍼스낼리티 권리’ 보호법이 없어 이번 소송이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부는 유튜브 정책이 AI 학습에 허위 영상이 활용될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하며, 구글에 45만 달러(약 6억3000만 원)의 손해배상과 영구 사용 금지 명령을 청구했다. 소송 자료에는 외설적·허구적 AI 영상 수백 건과 무단 굿즈 판매 사례가 포함됐다. 법원은 518개 링크 삭제를 명령했으나 유사 영상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AI가 만든 볼리우드 ‘러브스토리’ 영상이 수백 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직접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법원이 정책 개선이나 유명인 신속 대응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배우 측은 AI가 편향적 콘텐츠를 학습하면 잘못된 이미지가 사실처럼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주요 미디어 기업들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AI 기업을 상대로 소송전에 돌입했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지난 6월 이미지·영상 생성형 AI 시스템 미드저니를 제소하며 “심슨 가족, 월-E 같은 캐릭터를 무단 재창조했다”고 주장했다. 워너브러더스도 이달 초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오픈AI는 차세대 영상 생성기 ‘소라’(Sora) 업데이트 과정에서 에이전시와 스튜디오에 “저작권자가 별도 동의하지 않으면 AI 결과물에 저작권 자료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경고를 전달했다. 앞으로는 현대 작가나 인플루언서 스타일을 모방한 AI 영상 제작을 차단하고, 공인이 본인 초상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거부권’을 등록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헐리우드 업계는 이러한 조치가 소송전과 창작자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배우는 결국 ‘대체재’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이번 논란은 AI 시대 예술·노동의 경계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 다시금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짜깁기 얼굴 역겹다"…美 할리우드 발칵 뒤집은 '틸리 노우드',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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