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실제 음원을 담당한 가수들의 미국 방송 진출로 이어지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달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시즌 51 첫 방송에서 애니메이션 속 그룹 '헌트릭스'의 목소리를 담당한 이재,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가 전격 출연했다.
이날 방송의 호스트였던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는 10분짜리 코미디 스케치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푹 빠진 열혈팬 역할을 맡았다. 친구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끊임없이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의 모습이 익살스럽게 그려졌다.
특히 배드 버니가 "세 명의 아름다운 한국 소녀들이 당신을 지켜준다면"이라고 상상하는 순간, 실제로 세 가수가 무대에 등장해 대표곡 '골든'을 부르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이번 무대가 '골든'의 첫 라이브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150만 뷰를 넘어서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SNL 출연은 시작에 불과하다. 세 가수는 오는 7일 또 다른 NBC 간판 프로그램인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골든' 전체 버전을 최초로 선보이고 진행자와 인터뷰를 나눌 예정이다.
주인공 '루미' 역을 맡고 주요 곡들을 작곡한 이재는 SNL 출연 직후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솔로 데뷔 소식을 알렸다. 오는 24일 발매 예정인 싱글 '인 어나더 월드'로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재는 "11살 때부터 꿈꿨던 '아티스트'의 길을 이제야 걷게 됐다"며 "전통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현상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넘어 K-콘텐츠가 미국 주류 문화에 스며드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목소리를 담당한 가수들이 실제 무대에 서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노출과 미국 주요 방송 출연이 시너지를 내며 K-콘텐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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