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 경영진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AI가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만큼 각국 정부와 기업이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려면 인프라 투자와 관련 제도 개선이 필수적인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AI 주도 경제’ 세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평소 강조한 ‘모두를 위한 AI’를 언급하며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AI 기술 구현의 토대이자 핵심 인프라는 바로 AI 데이터센터”라고 강조했다. 현재 네이버는 AI 연산 수요 폭증에 발맞춰 2023년 문을 연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처리 능력을 3배가량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대표는 “여러 국가들이 초대형 국가 전략 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한국 정부 역시 AI 고속도로라는 새 인프라 건설로 또 한번 국가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와 행정절차 간소화, 입지 규제 완화 등은 현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는 실질적인 지원책”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구체적으로 AI데이터센터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특별법 통과는) 국가 산업 체질을 AI로 전환하는 제도적 기반이자 포용적 AI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맷 가먼 AWS CEO는 같은 세션에서 “AI 에이전트는 게임체인저”라며 “AI 에이전트를 활성화하고 변화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인프라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AI 에이전트의 대규모 확산을 위해 2028년까지 400억 달러 이상을 APEC 14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일본과 호주·싱가포르·뉴질랜드 등이 포함된다. AWS는 현재 한국에서 SK그룹과 협력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다.
가먼 대표는 특히 이날 발표 전 이 대통령과 별도로 회동한 자리에서 2031년까지 한국에 총 50억 달러(약 7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인천과 경기 일대에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이먼 밀너 메타 아태 공공정책 부사장은 AI 초지능 인프라 구축을 위해 미국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밀너 부사장은 “AI는 앞으로 경제구조를 바꿀 기술이고 이런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APEC의 기업과 정부가 경쟁 중”이라며 “오하이오와 루이지애나에 최첨단 AI 데이터센터를 기가와트급으로 구축하고 해저케이블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해 APEC 지역의 AI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올 2월 메타는 AI 서비스를 위해 미국과 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를 포함한 5개 대륙을 총 5만 ㎞ 이상의 해저케이블로 연결하는 ‘프로젝트 워터워스’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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