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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회동' 이어 'HBM 브로맨스'…APEC 성공 위해 하드캐리 한 재계 총수들

이재용·정의선·젠슨황 치킨집 회동

세 사람 생맥주 시켜 '러브샷' 연출

현장서 치킨·바나나우유 건네기도

최태원·젠슨황 경주서 단독 회동도

총수들 직접 나서 APEC 홍보 큰 효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는 한국을 대표하는 재계 총수들의 총력 지원이 있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직접 나서 대중과 소통했고 인공지능(AI) 인프라에 꼭 필요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확보하는 성과에 큰 기여를 했다.

이재용·정의선, 젠슨 황과 ‘치맥 회동’
세 사람 치킨집 모이자 구름 인파 모여
경주 APEC 향한 국민적 관심 더 키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치맥회동'을 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러브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 총수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경제포럼인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경주를 방문한 총수는 APEC CEO 서밋 의장인 최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기업인들이 거의 모두 CEO 서밋에 참석해 행사의 성공을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번 CEO 서밋의 백미를 장식한 행사는 세계 최대의 AI 반도체 기업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참석이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황 CEO의 경주 방문에 앞서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른바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하며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자신이 태어난 대만을 찾을 때도 대중음식점에서 종종 소통한 황 CEO는 이번 방문 때도 한국의 대중 음식인 치맥 회동을 제안했고 두 총수는 기꺼이 응했다.

전 세계 빅테크와 반도체, 자동차 기업을 대표하는 세 경영자가 치맥 회동을 한다는 소식에 수 많은 인파가 삼성동 치킨집을 찾으면서 APEC 행사는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다. 세 사람은 이날 치킨집에서 제주위트에일 생맥주를 들고 팔을 엮어 ‘러브샷’을 연출하기도 했고 직접 치킨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가 나눠주는 등 적극적인 소통을 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치킨 회동 이후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주관으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현장에 모인 대중들과도 인사했다. 두 사람은 다음 날인 31일 경주로 이동해 CEO 서밋에 참석하며 바쁜 일정을 이어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만나 AI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 뉴스1




APEC CEO 서밋의 의장인 최 회장 역시 황 CEO와 만나 스탱딩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과시했다. 황 CEO는 삼성동 치맥 회동에 최 회장도 초대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CEO 서밋을 챙기느라 갈 수 없었다. 최 회장은 경주에서 황 CEO를 만나 "(최 회장)젠슨 황이 초대했지만 나는 APEC CEO 서밋 의장이라 떠날 수가 없었다. 이게 내 일이다"고 말했다. 황 CEO는 “세 명의 형제와 치맥을 먹고 싶었지만 한 명은 일 때문에 못 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경주에서 황 CEO를 만난 자리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와 기념패를 선물로 건냈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가속기(GPU)의 핵심 품목이다. 사업이 밀접하게 얽힌 두 사람이 경주에서 ‘HBM 브로맨스’를 보여준 것이다.

이재용·최태원 GPU 확보 ‘총력 지원’
‘AI 석유’ 엔비디아 GPU 26만장 확보
황 CEO “PC방 없이 엔비디아 없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 단상에 올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 총수들의 활약은 한국 AI 산업이 ‘퀀텀 점프’할 기회로 돌아왔다. 황 CEO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에 각각 5만장, 네이버클라우드에는 6만 장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AI는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산하고 추론해야 한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저전력·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AI의 학습과 추론 성능에 핵심 역할을 하는 AI 가속기의 최강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GPU를 ‘AI의 석유’로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이 GPU 26만 장을 확보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회장이 황 CEO와 쌓은 우정이 대량의 GPU 공급으로 이어졌고 대한민국의 AI 전환(AX)에 기폭제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가와 미래에 기여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젠슨 황 CEO를 만나 한국에 대량의 GPU를 공급하기 위해 설득했다"라며 “수 차례 요청이 있었고 좋은 결과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황 CEO에게 편지를 보내며 쌓은 삼성가와의 인연도 한국의 GPU 확보 작전에 밑거름이 됐다.

최 회장도 황 CEO를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젠슨 황 CEO를 경주 APEC 무대를 찾은 데는 CEO 서밋 의장인 최 회장의 노력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 회장이 “젠슨 황을 만나기가 두렵다”고 할 정도로 엔비디아의 높은 기술 요구 수준을 맞춰 세계 최고의 HBM를 공급해온 SK하이닉스와의 신뢰도 이번 GPU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의 ‘한국 사랑’도 GPU 공급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었다. 황 CEO는 서울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한국의 PC방 문화, e스포츠 인기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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