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으면서 내년 개최지인 선전에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전에서 행사를 개최하기로 밝히면서 중국 매체들도 선전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2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의장국 인계 행사에서 중국이 내년 11월 광둥성 선전에서 제33차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이는 선전 시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다”며 “젊은 도시인 선전은 이전에 이처럼 높은 수준의 국제 정상회의를 개최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APEC 개최를 통해 선전이 완전히 새로운 역할로 세계 무대에 진출해 진정한 국제 대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APEC 개최지를 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애틀·호놀룰루, 일본 오사카·요코하마, 호주 시드니, 태국 방콕 등 각국의 수도, 경제 중심지, 과학기술 중심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들이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첫 APEC 회의를 상하이에서 개최했다. 이후 2014년에는 ‘미래 지향적 아시아·태평양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베이징에서 APEC을 개최해 지역 경제 통합, 혁신 성장, 연계성 등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12년 만에 다시 중국에서 APEC이 열리게 되면서 선전, 광저우, 우한, 청두, 충칭, 홍콩 등이 거론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그간 다자간 외교 행사를 할 때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톈진에서 개최했고 2016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항저우, 2017년 브릭스(BRICS) 정상회의는 샤먼, 2023년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시안에서 각각 열렸다.
시 주석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선전이 불과 수십 년 만에 낙후된 어촌 마을에서 현대적인 국제 대도시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전에 대해 중국 인민이 창조한 세계 발전사의 기적이며, 중국이 상호 이익과 윈윈을 추구하는 개방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중요한 창구라고 설명했다.
선전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함께 중국 인구·경제 규모가 가장 큰 1선 도시 중 하나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약 3조6800억위안(약 739조원)으로 상하이·베이징에 이어 중국에서 3위이다.
세계화 및 세계 도시 연구 네트워크(GaWC)의 2024년 세계 도시 순위에 따르면, 선전은 전 세계 도시 중 30위를 차지했다. 선전의 GDP는 최근 꾸준히 중국에서 3위를 유지해왔는데, APEC 회의를 개최한 중국 3대 도시(상하이, 베이징, 선전)의 개최 순서는 GDP 순위와 일치한다.
중국이 선전을 APEC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선정한 것은 중국의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제일재경은 선전을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도시적 특성을 지닌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혁과 혁신의 도시’라고 평가했다. 화웨이, 텐센트, DJI, 비야디(BYD) 등 세계적인 기술 기업들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선전은 지난 1980년 8월 선전, 주하이, 산터우, 샤먼과 함께 경제 특구로 지정됐고, 중국의 개혁·개방의 중심지로 꼽힌다.
시 주석은 “선전은 현재 세계 경제에 중요한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지역 발전은 중국 경제적 기적의 장소로 지속적인 개방 정책을 보여주는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학부 학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선전이 중국과 세계의 경제 통합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도시”라며 “개혁 개방에 따른 중국 경제 발전과 세계 경제의 조화와 통합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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