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올 들어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미국발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한 결과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3~6일) 코스피의 일간 평균 변동률은 2.36%로 집계됐다. 아직 11월 첫 주가 지나갔을 뿐이지만, 지수가 하루에도 수차례 방향을 바꾸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의 일간 변동률은 일별 종가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의미한다. 전일 대비 당일 코스피 종가의 등락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분포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일중 변동률(당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고가·저가 평균으로 나눈 비율)과 함께 시장 변동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의 등락 폭이 크다는 뜻이며, 낮을수록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낸다.
올 들어 월별 일간 평균 변동률을 보면, 이번 11월을 제외하고는 4월이 2.07%로 가장 높았다. 당시 국내 정치권의 탄핵정국이 마무리되고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며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반면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던 10월에는 1.33%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하루 사이에도 ‘냉온탕’을 오가며 극심한 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3일 코스피는 4123.36에서 출발해 장중 4221.92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가와 저가 간 차이는 2.4%에 달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4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4년여 만에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고가(4226.75) 대비 2.6% 하락한 4117.91에 거래를 마쳤다.
5일에는 장중 한때 3867.81까지 밀리며 하루 낙폭이 4.9%에 이르렀다. 장 초반 4055.47에서 출발해 4000선과 3900선을 연달아 내준 뒤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4004.42로 마감했다. 6일과 7일에도 저가와 고가 간 격차가 각각 3.2%, 3.9%를 기록해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다.
이처럼 코스피가 단기간 내 급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달러 강세와 금리 불안이 겹치며 국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의 유출과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맞물리면서 지수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조정을 거친 이후에는 반등세로 전환할 여지가 크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하인환·김지우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세 차례 강세장(1998∼1999년, 2009∼2010년, 2020∼2021년)에서 조정 폭과 기간은 각각 약 -10%, 50일 내외로 유사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정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존 소외주 중심으로 단기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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