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개된 한미 ‘공동 설명 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반영되면서 최근 불안했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번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와 관련해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담겼다. 양국은 “투자가 한국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논의했다”며 “양해각서(MOU)상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대한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한국이 어느 특정 연도에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을 조달하도록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미화를 시장 매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해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직접투자는 그동안 우리 외환시장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총 투자액이 외환보유액의 절반에 가까운 데다 일정 시점에 달러가 한꺼번에 이탈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안정을 위한 문구가 상당 부분 적시되면서 시장의 불안 요인을 누그러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팩트시트에 “투자 이행 과정에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한국이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을 미국에 요구할 수 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배포한 참고 자료에서 “연간 납입 한도는 최대 200억 달러지만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납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금 조달 또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필요 시 납입 시기 및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등 다층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한국의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 요구에 대해 “신의를 갖고 적절히 검토한다”고만 밝혀 최종 결정 권한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구나 2029년 1월까지 2000억 달러를 조달해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어 중장기적으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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