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대항마’로 불린 손더는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고 글로벌 사업에서 채무불이행 절차에 돌입했다. 몬트리올에서 출범해 북미·유럽 40여 개 도시에 숙박 시설을 운영해온 손더는 지난해 매리어트와 제휴하며 사업을 확대했지만 결국 파산을 피하지 못했다.
BBC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양사 간 예약·운영 시스템 통합이 잇따라 실패하고 예약 매출이 급감하는 등 비용 부담이 폭증해 재정이 급속히 악화됐다. 매리어트가 지난 9일 손더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전격 해지하면서 사실상 ‘마지막 안전망’까지 사라졌고, 손더는 이틀 뒤 파산을 선언했다.
손더 임시 CEO 재니스 시어스는 “예상치 못한 비용 폭증으로 더는 사업 지속이 불가능했다”며 “청산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 전 세계 투숙객들, 새벽에 문 잠긴 숙소 앞에 서다
문제는 손더가 사전 공지 없이 객실 운영을 중단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사전 공지 없이 상당수 객실 운영을 중단했고, 세계 각지 고객들은 한밤중에 숙소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겪었다.
캐나다 에드먼턴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몬트리올 손더 호텔에서 3박 연장 숙박 중, “하루도 안 되는 퇴실 통보를 받고 강제로 짐을 싸 나와야 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소했다. 다른 투숙객들도 “객실 비밀번호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아 방 안에 있는 짐도 꺼내지 못했다”, “현장을 담당하는 직원조차 사태를 몰라 당황했다”는 경험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달아 올렸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갑자기 손더 직원 연락이 끊겼다”, “거리에서 다른 숙소를 찾아야 했다”는 글이 이어졌으며 일부는 “매리어트와 제휴했다는 ‘브랜드 보증’을 믿고 예약했는데 정작 두 회사 모두 책임을 회피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호텔 직원 피해도 컸다. 뉴욕 맨해튼 ‘손더 더 머천트’ 호텔 근무자들은 “퇴실 이메일이 손님에게 먼저 전달됐다”며 “우리조차 사태를 직원끼리 소문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매리어트와 제휴했다고 해서 ‘브랜드 보증’을 믿고 예약했는데, 정작 매리어트도 자세한 안내 없이 손절했다”며 강한 배신감을 표했다.
환불 문제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매리어트를 통해 직접 예약한 고객에게는 환불을 진행하고 있지만, 부킹닷컴 등 제3자 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이용객들은 수천 달러를 돌려받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된 상황이다. 이에 투숙객은 “현지에서 급히 숙소를 다시 잡으며 두 배 가까운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 “신생 숙박 플랫폼의 취약성… 여행업계 전반에 충격”
손더는 한때 기업가치 2조 원을 넘나들며 고속 성장했지만, 파산 직전 주가는 주당 0.2달러 수준까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 제휴가 소비자 신뢰를 단기간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신생 숙박 플랫폼의 구조적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유럽·북미 도시 중심에 퍼져 있던 손더 객실이 순식간에 ‘잠긴 방’으로 돌변하면서, 숙박 플랫폼 전반에 대한 신뢰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호텔·숙박업뿐 아니라 여행·관광업계 전반이 브랜드 제휴 모델과 플랫폼 의존 구조를 재검토하는 흐름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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