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역사의 서울 남대문시장이 전통적 의미와 현대적 가치를 결합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한옥 처마를 형상화한 아케이드와 숭례문을 조망하는 입체 보행로, 남산과 이어지는 산책로 등을 통해 문화와 관광, 생활을 아우르는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17일 혁신 공간 조성과 보행 환경 및 시민 편의 개선 계획을 담은 ‘남대문시장 일대 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국내 최고(最古)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약 2만 개의 도소매 점포가 영업 중이다. 해외 유명 전통시장의 경우 단순한 물품 거래 공간을 넘어 미식이나 관광, 체험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민은 물론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유통·소비 트렌드 변화로 경쟁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남대문시장을 혁신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본연의 역사성과 지역 상권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민간 소유 구조에 적합한 모델을 마련해 100년 후에도 찾고 싶은 ‘글로벌 헤리티지 전통시장’ 조성을 비전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이날 남대문시장 디자인 아케이드를 공개했다. 남대문 중심가로 약 135m 구간에 한옥 처마를 형상화한 아케이드는 품격은 높이면서 쾌적하고 편안한 쇼핑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쓰레기 적환장 자리에는 편의 공간과 열린 진입 광장을 만들었다. 오래되고 복잡한 가로 환경과 알아보기 힘든 안내표지 등을 개선하는 감성가로 조성 사업도 이달 중 시작한다.
남대문시장과 숭례문 사이 소월로 초입은 숭례문 조망길로 조성한다. 보도 폭을 넓히고 2층 구조로 입체화해 국보인 숭례문을 돋보이게 할 계획이다. 남대문시장과 남산을 잇는 구간에는 남산산책로를 조성해 남산과 백범광장, 한양도성 등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변화시킬 예정이다. 회현역에서 백범광장에 이르는 가파른 경사로 구간에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어르신이나 유아차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시는 이날 오세훈 시장과 김길성 중구청장, 시장 상인회, 주민 등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로젝트의 1호 결과물인 아케이드 준공식을 열었다. 시 관계자는 “남대문시장을 상거래 공간을 넘어 도시 문화유산이자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시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형 상권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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