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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의 ‘뺨 가격’? “요즘 시대와 맞지 않아, 축구계 떠나 어디서도 있어선 안될 일”

울산 HD 수비수 정승현, K리그1 잔류 확정 뒤 폭로

“나뿐 아니라 많은 선수 당했을 것, 다른 일도 너무 많아”

귀에 대고 호루라기? “다 맞는 얘기니 흘러나왔을 것”

울산 HD 정승현.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의 수비수 정승현(31)이 2025시즌 최종전 뒤 신태용 감독으로부터 울산 선수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정승현은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입을 열었다.

정승현은 "(신 감독의 행동은) 요즘 시대와 좀 맞지 않고 성폭력이든 폭행이든 (가한 사람이)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받은 사람 입장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면서 "나뿐 아니라 많은 선수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승현이 폭행을 당했다고 언급한 사건은 신 감독이 울산에 부임할 때 선수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발생했다. 신 감독은 당시 정승현의 뺨을 손바닥으로 쳤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은 신 감독이 지난달 9일 성적 부진으로 사실상 경질된 뒤 인터넷 축구 커뮤니티에 돌았다. 정승현은 지금까지 당시 상황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울산과 신 감독을 둘러싼 논란을 키운 것은 이 영상만이 아니다. 신 감독이 원정길 버스에 자신의 골프백을 넣고 다녔다는 소문과 함께 버스 짐칸에 있는 신 감독 골프백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신 감독은 경질된 뒤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구단 수뇌부의 '바지 감독'이나 마찬가지였고 선수들이 자기 말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 감독이 물러나고서 치른 첫 경기에서 베테랑 공격수 이청용이 신 감독을 겨냥해 '골프 세리머니'를 펼치자 여론은 울산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정승현은 알려진 것 외에도 선수들이 신 감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가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뺨 맞은 것 말고도 다른 사건들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승현은 "너무 많아서 생각이 잘 안 난다.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다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선수들은 정말 아주 힘든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선수 귀에 대고 호루라기를 불었다는 소문도 돌았는데 정승현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승현은 "다 맞는 얘기니까 그 이야기가 나왔겠죠?"라면서 "(향후 주장단과 구단이 협의해 낼) 구단 입장문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게 일 때 울산 선수들이 언론 인터뷰 등으로 반박하기를 원한다는 얘기가 구단 안팎에서 파다했다. 그러나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던 터라 선수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은 이날 리그 최종전에서야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이에 정승현이 선수들을 대표해 '늦은 폭로'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정승현은 "신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굉장히 당황했다. 모든 선수가 그 발언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서 "그런데 (K리그1 잔류를 위한) 중요한 시기여서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승현은 아시아의 여러 리그를 경험했다. 울산 유스 출신으로 울산에서 데뷔해 사간 도스, 가시마 앤틀러스(이상 일본), 알와슬(아랍에미리트) 등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으로 복귀했다. 정승현은 자신이 경험한 해외 리그에서 사령탑이 신 감독과 같은 행동을 했다면 경질됐을 거라고 했다. 그는 "내가 전에 있던 중동 팀에서는 쿠데타 아닌 쿠데타가 있었다"면서 "몇 개월 전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욕을 하고 강하게 (선수들을 비판하는) 인터뷰를 많이 해서 선수들이 감독과 함께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바로 경질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리그에서 신 감독처럼 행동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신 감독이 한 행동은 축구계를 떠나서 (어디에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승현은 신 감독과 마찰이 울산의 성적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그는 "선수는 축구, 시합, 훈련에 집중해야 하는데 정말 많은 선수가 훈련과 시합이 아니라 다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면서 "(축구)외적인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승현에 이어 믹스트존을 지나간 주장 김영권은 말을 아꼈다. 그는 "나는 좀 참겠다. 구단과 얘기할 것이 남았다. 또 자리가 생기면 그때 내 얘기를 하겠다. 더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적과 관련해) 팬들께 면목이 없다. 다른 선수들을 꾸짖는 것보다 내게 안 좋은 얘기를 해 달라. 반성하고 발전하겠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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