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점거 농성과 래커칠 시위가 벌어진 지 1년 만에 동덕여대가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3일 입장문을 통해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권고안을 존중하고 수용하고자 한다”며 “공학전환의 이행 시점을 현재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공론화 과정에서 공학전환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이제는 이 창학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지난 갈등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부정적 외부 이미지를 개선하며 재학생과 구성원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앞서 동덕여대 공론화위는 전날 ‘공학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발표하며 남녀공학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공론화위는 숙의기구, 타운홀 미팅, 온라인 설문조사 등에서 ‘공학 전환’ 의견이 ‘여성대학 유지’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향후 구성원 설명회,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학 경쟁력 강화, 캠퍼스 시설 개선, 안전한 캠퍼스 환경 조성 등 권고안에서 지적된 사안에 대한 개선 방안도 내놓겠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보다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여중·여고·여대가 맞닥뜨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며 대학 본부에 요구하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조사’라는 제목의 학생 총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학교와 학생 간 충돌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학생들의 점거 농성과 래커칠 시위 등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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